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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비서실장 문수아와 대표 전속 비서 여진성이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고 그 뒤로, 완벽하게 맞춘 정장을 입은 권승준이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몸에 꼭 맞게 재단된 정장, 균형 잡힌 체격, 흠잡을 데 없는 이목구비, 오만하면서도 차가운 눈빛. 그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공기마저 팽팽하게 조여지는 것 같았다. 임하윤을 비롯한 직원들은 동작을 멈추고 경이로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미 타인의 시선에 익숙해 있던 권승준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대표실로 향했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직원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대부분 그를 처음 본 건 아니었지만 그의 존재는 여전히 믿기 어려울 만큼 빛났다. 소처럼 일하는 회사 생활에서 권승준의 외모는 확실히 큰 위안이 되었다. 임하윤은 소이현의 손을 잡고 흥분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진짜 배우보다 더 잘생겼네요.” 소이현은 그 호들갑스러운 모습에 결국 웃음을 터뜨렸고 임하윤은 눈 호강을 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안 되겠어요. 남편한테 대표님 정보 좀 캐내야지.” 소이현은 임하윤을 뒤로 하고 조용히 자기 일에 집중했다. 약 삼십 분 후, 여진성과 문수아가 대표실에서 나왔다. 여진성은 다른 업무로 향했고 문수아는 소이현에게 서류를 출력해 권승준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소이현은 서류를 정리한 뒤 숨을 고르고 대표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소이현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권승준은 책상 앞이 아닌 접견실의 가죽 소파에 편안하게 앉아 있었다. “대표님, 요청하신 자료입니다.” 권승준은 눈길조차 보내지 않은 채 짧게 답했다. “거기 내려놔요.” 소이현은 자료를 내려놓고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뒤늦게 그녀가 아직 서 있음을 발견한 권승준은 차가운 시선으로 소이현을 바라봤다. 깊고 날카로운 눈빛이 말 없는 압박감을 주었다. “다른 일 있어요?” 소이현은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대표님을 방해하려는 건 아니고요... 제가 송금한 돈이 아직 수락 안 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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