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43화

권승준은 문손잡이에 걸린 쇼핑백을 손에 들고 문을 닫았고 뒤늦게 나가보려던 육성민은 이미 한발 늦은 듯했다. 쇼핑백의 로고를 흘깃 본 육성민이 물었다. “어? 너한테 선물하려고 했는데 깜빡했네. 온라인으로 주문한 거야?” 권승준은 그를 무시한 채 주방으로 걸어가 가위를 들어 포장을 뜯었다. 정교한 커팅 라인이 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별 모양을 본뜬 이 컵의 이름은 북극성이었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아름다웠다. 권승준의 침묵에 익숙해 있던 육성민은 혼자 지레짐작하며 말을 이었다. “그거 혹시 소이현 씨가 준 거 아니야? 아까 문 닫는 소리가 딱 옆집에서 나던데.” 권승준은 대답 대신 진열대로 가 잔을 내려놓았다. 진열대 한쪽 벽면엔 그가 직접 사둔 잔까지 이미 세 칸이 차 있었다. 권승준이 휴대전화를 꺼내 몇 번 터치하자 잠시 후 육성민의 휴대전화에 송금 알림이 떴다. “뭐야? 갑자기 760만 원을 한 번에 주는 거야? 마음에 들어.” 그들은 가끔 장난으로 돈을 주고받긴 했지만 액수가 이렇게 큰 적은 없었다. “근데 왜 딱 이 금액이야?” 육성민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손은 습관적으로 수령 버튼을 눌렀다. 권승준은 그가 돈을 받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소이현 씨가 너에게 갚으라고 한 돈이야.” 순간 육성민은 손가락을 멈추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무슨 뜻이야?” “너에게 빚지기 싫다고 했어.” 육성민은 멍하니 입을 벌리다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야, 권승준. 우리 몇 년을 봐왔는데 내가 여자한테 컵 하나 사주고 돈 받아내는 인간으로 보여? 당장 이 돈 소이현 씨한테 돌려줘!” 그는 말하자마자 서둘러 돈을 다시 권승준에게 송금했다. “꼭 돌려줘! 알겠어?” 이 일은 육성민의 세계관을 뒤흔들 만큼 충격적이었다. 그는 엄숙한 표정으로 다시 강조했다. “배현우랑 여진성이 이걸 알면 뭐라고 하겠어. 내가 여자한테서 돈 받아내는 인간으로 찍힐 거 아냐. 앞으로 모일 때마다 이 일로 놀림감이 될 거 생각만 해도 끔찍해!” 권승준은 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