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이건 제가 대표님 대신 벌어온 돈입니다. 권 대표님, 받아주세요.”
지난번 760만 원과는 달리 이번에는 권승준이 돈을 받는 것을 보고서야 소이현은 완전히 안심했다.
권승준은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자신의 돈이 아니면 단 한 푼도 받지 않는다.
그는 반대로 자신의 돈이라면 반드시 받아낸다.
야식을 먹은 후 소이현은 배달 상자를 치웠다. 그러자 권승준이 말했다.
“놔둬요. 이건 당신이 할 일이 아니에요. 치우는 사람이 있어요.”
소이현은 그에게 결벽증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미리 정리했고 절반 이상은 치운 상태였다.
결국 완전히 정리한 뒤 쓰레기봉투와 그의 양복 외투를 들고 문을 열며 말했다.
“안녕히 주무세요.”
권승준은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육성민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했다.
[방금 내가 소이현 씨를 집에 데려다주고 싶다고 말했는데 네가 야식을 다 시켜놓고 갑자기 심심해졌다고? 너의 갑자기는 너무 뜬금없는 거 아니야? 사실대로 말해. 네가 소이현 씨를 집에 데려다주고 싶었던 거지.]
권승준이 답장했다.
[맞아.]
[너를 늙은 여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역시 그런 거였어.]
육성민이 다시 물었다.
[무슨 뜻이야? 소이현 씨가 아까 우리 많은 사람 앞에서 너한테 감사 인사를 했는데 너는 아무 말도 안 하고 내가 대신 대답해 줬잖아. 그렇게 쌀쌀맞게 대하니까 평생 혼자 사는 거야. 그러고는 뜬금없이 친절을 베풀고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권승준이 말했다.
[아무 생각 없어.]
소이현은 그의 옆집에 사니 그가 가는 길에 집에 데려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입만 살았네. 좋아. 소이현 씨가 자기는 아예 테니스를 칠 줄 모른다고 말했잖아. 너도 초보자가 테니스를 배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지? 내일 내가 가르쳐줄 테니 너는 옆에서 구경이나 해.]
권승준은 침묵했다.
[...]
[말문이 막혔어?]
권승준은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맘대로 해. 나랑은 상관없어.]
육성민이 말했다.
[... 폼 잡는 거 봐? 좋아. 계속 그렇게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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