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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그러다 문득 아저씨 같은 생각이 들어 나는 무심코 코를 쓱 만졌다. 아직 서른도 되지 않았건만 전직이 의사였던 탓에 늘 바쁘게 살아온 결과, 어느새 온몸에 ‘꼰대 냄새’가 배어버린 듯했다. 그리고 다음 날, ‘그 비서’가 나타났다. 그녀는 키가 크고 볼륨감 있는 몸매를 지닌 인물이었다. 긴 머리는 깔끔하게 틀어 올렸고 정교한 메이크업에 몸에 딱 맞는 정장, 윤기 나는 검은 스타킹과 번쩍이는 검은 하이힐까지. 걷는 걸음마다 또각또각 경쾌한 소리가 사무실 안을 울렸다. 그녀가 들어왔을 때, 마침 나는 유 이사와 함께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유 이사는 그녀를 보자마자 눈이 동그래졌다. “내가 이미 비서를 붙여드렸을 텐데... 이 비서가 왜 여기에...” 그녀의 이름은 이영미. 지방 출신으로 집안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오로지 실력 하나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인물이었다. 그녀가 있는 곳에선 다들 ‘이 이사님’이라 부를 정도로 존재감이 뚜렷했다. 이 비서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눈빛은 날카롭게 번뜩였다. “유 이사님께서 일이 많으셔서 잊으셨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분은 처음으로 회사를 맡게 된 분이에요. 인턴 하나 붙여주고 감당하라고요?” 유 이사는 말문이 막힌 듯 멋쩍게 웃기만 했다. “오늘부로 제가 진 대표님의 비서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유 이사님께서도 혼자 모든 걸 감당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상원의 손가락이 살짝 떨렸다. “그래요? 그런데 회장님께서도 직접 저에게 진 대표님을 도와드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이 비서가 이렇게 불쑥 나타나면 저도 곤란한데요...” “그랬나요?” 이 비서의 미소가 깊어졌다. “그런데요 유 이사님. 이사님께서 정말 회장님의 부탁을 제대로 이행하셨다면 제가 왜 다시 파견됐겠어요?” 그녀는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같은 말 두 번 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은 업무 시간입니다. 보고할 일이 아니라면, 자리로 돌아가 주시죠.” “이사님도 임원이시니까 제가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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