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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이번 계약은 말 그대로 이건우에게 ‘승진 티켓’이었고 이 계약만 성사된다면 그는 곧바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래서 이건우는 넘치는 성의와 야망을 안고 이곳까지 찾아왔다. 노인 하나만 설득하면 끝나는 일이었고 그게 뭐 그리 어렵겠냐 싶었다. “노인네 하나 설득하는 건 일도 아니지.” 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이건우는 처음엔 1억을 제시했고 나중엔 금액을 더 올렸지만 그 노인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듣기 싫다며 그들을 내쫓았다. “너무 얼굴에 철판 깐 거 아니야?” 나는 차가운 시선으로 강윤서를 스윽 훑고 구차하게 설득 중인 이건우에게 말을 걸었다. “보아하니 협상 잘 안 풀리는 모양이네?” 이건우는 자존심 때문에 얼굴을 들지 못했지만 그래도 마지못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우리 협상이 너랑 무슨 상관인데?” “이런 우연이, 우리도 오늘 협상하러 왔거든.” 그러다 노인에게 시선을 돌린 나는 깜짝 놀랐다. 그 성질 괴팍하고 변덕 심하다고 소문난 노인은 바로 예전에 내가 응급 수술로 살려냈던 환자였다. 그때 나는 이 노인을 살리기 위해 병원장 장인의 수술을 포기해야 했고 그 일로 병원장과 갈등이 생기면서 이후 여러 사건이 꼬이게 되었었다. 노인을 탓할 순 없었지만 어쨌든 그 사건의 시작은 그에게서 비롯되었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싶어 순간 멍해졌다. 그런 나를 본 노인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의사 선생님! 어쩐 일이십니까!” “의사? 지금은 그냥 백수예요. 병원에서 정직당했거든요.” 이건우가 비웃는 목소리로 내 상황을 낱낱이 읊었다. “어디서 의사 행세냐고. 의사 면허도 없는 주제에.” 노인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무슨 말씀이세요? 의사 선생님 같은 분이 왜 정직을...” “모르셨구나? 사람 하나 죽게 만들고 유족한테 맞았어요. 병원에선 이미지 나빠질까 봐 정직시킨 거고요.” 이건우는 비웃음을 머금은 채 내 사정을 낱낱이 까발렸다. 하지만 나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 환자 내가 죽게 만든 게 아니야. 말조심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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