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결국 나는 그 보라색 드레스로 황급히 갈아입고는 고하준의 손을 잡아끌며 매장을 빠져나왔다.
차에 오르자 고하준은 유난히 불쾌한 얼굴로 투덜댔다.
“윤세영! 도대체 누가 불륜을 저지른 거야? 네가 그렇게 움츠러든 모습을 보면, 마치 우리가 불륜을 저지른 것 같잖아!”
나는 무겁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하준아, 너 예전에 고수혁이랑 싸울 때 단 한 번이라도 이겨 본 적이 있니? 지금의 고수혁은 너를 건드리려 들면, 더는 주먹을 쓰지 않을 거야. 하지만... 너의 목숨을 노릴 거라고. 나를 믿는 게 좋을 거야.”
“그... 그렇게까지 무서운 사람이야...”
고하준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뚫어지게 보며 물었다.
“만약 고수혁이 정말 나를 죽인다면, 너는 내 무덤 앞에 와서 울어줄 거야?”
나는 화가 치밀어 숨을 깊게 들이쉰 뒤 얼굴을 창문 쪽으로 돌려버렸다. 그에게 한마디도 하기 싫었다.
비록 우리가 매장에서 먼저 나왔지만 우리가 심씨 가문 별장에 도착했을 때 고수혁의 차는 이미 먼저 도착해 있었다.
고하준이 이를 악물고 투덜댔다.
“고수혁은 정말 무엇 하나라도 먼저 차지하지 않으면 못 배기는 모양이군! 이런 일까지 우리보다 앞서려고 하는 거야?”
“상관없어.”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차피 나는 옷을 돌려주러 온 거니까.”
서아현이 고수혁의 팔짱을 끼고 차에서 내렸다.
그녀의 값비싼 샴페인 색상의 머메이드 드레스와 고수혁의 검은색 하이엔드 정장은 단번에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변의 손님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쏟아졌다.
“와, 대스타와 고 대표님이 정말 잘 어울리네! 우리는 기회 없겠어.”
“저 드레스 봐, 하이엔드 한정판이야. 국내에 딱 한 벌 뿐이라던데! 진짜 예뻐!”
“고 대표님이 불공을 드린다면서요? 그런데 아내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주시다니! 이런 반전 매력, 정말 멋져요!”
앞서 걸어가던 서아현은 백조처럼 당당하게 고개를 높이 들고 있었다.
고하준이 나에게 말했다.
“세영아, 내 팔짱을 껴. 나 믿어. 네가 서아현보다 더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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