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이런 말을 이 남자는 정말로 서슴없이 내뱉었다.
나는 주먹을 꽉 움켜쥔 채 분노로 인해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가라앉히며 또박또박 말했다.
“내가 너라면 아이가 왜 이렇게 멍청하게 컸는지부터 반성할 거야. 진짜 공주처럼 키우고 싶으면 유치원 같은 데 보내지 마. 이 사회는 아무도 네 딸한테 맞춰주지 않으니까.”
야근하고 돌아와 씻은 뒤에는 그냥 뻗고 싶었으나 그날 밤 또다시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새벽녘, 나는 소설 연재 사이트의 작가 관리 페이지에 들어가 계속 쓰던 이야기를 이어 썼다.
원래는 그저 혼자 보기 위해 쓰던 글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몇몇 독자들이 댓글로 ‘다음 편 언제 올리냐’며 독촉하기까지 했다.
...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전민지가 웬일로 사람 말다운 말을 꺼냈다.
“어제 네가 나한테 보낸 기사 봤어. 꽤 괜찮던데?”
웃는 듯 아닌 듯한 표정이었다.
“솔직히 놀랐어. 너 생각보다 괜찮더라? 그동안 놀지만은 않았나 보네.”
이에 나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과찬이야.”
날 건드릴 핑곗거리를 못 찾았나 싶어 안도했는데 퇴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그녀가 불쑥 내 자리로 다가왔다.
“혹시 사람 좀 픽업해줄 수 있어? 부탁이야.”
나는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
“회사 일이야? 아니면 사적인 부탁? 사적인 거면 본인이 알아서 데리러 가시지.”
가방을 들고 퇴근하려 하자 그녀가 내 앞을 막아섰다.
“원래는 내가 가려고 했지. 그런데 우리 뉴스팀 오늘 저녁에 중요한 클라이언트 미팅이 있어서 접대하러 가야 돼.”
그래도 나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럼 택시라도 하나 불러주면 되잖아.”
그러자 전민지는 표정을 굳혔다.
“그 사람 신분이 좀 민감해. 아무나 보내긴 어려워. 내가 널 믿으니까 부탁하는 거야. 가기 싫으면 대신 네가 클라이언트 접대 나가고 내가 가서 데려올게.”
나는 원래 이런 접대 자리는 질색이었고 게다가 그녀가 내 수습 통과 여부를 쥐고 있는 입장이라 결국 마지못해 수락했다.
전민지는 전화번호 하나를 건네주고 상대방에게 미리 전달해야 한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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