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75화

대화가 끊기자, 나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발신자를 확인한 고수혁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나와 박인주를 보더니 밖으로 자리를 피했다.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분명 서아현 모녀에게서 온 전화일 것이다. 나는 이 기회를 틈타 낮은 소리로 박인주에게 말했다. “엄마, 일단은 수혁이한테 오빠의 여자 친구가 아현 씨라는 얘기를 하지 말아요.” 그러자 박인주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왜? 수혁이가 남도 아닌데, 이런 건 알아도 되지 않아?” 마음만 급했던 나는 어떻게든 핑계를 둘러댔다. “수혁이가 아현 씨 팬이에요. 이제 같이 식사하는 날에 깜짝 공개하면 더 좋아할 거예요.” 내 말을 들은 박인주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수혁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을 줄은 몰랐네.” 나와 박인주가 한창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고수혁이 통화를 마치고 돌아왔다. 걱정이 많은 얼굴로 나타난 고수혁은 방금 윤경민의 여자 친구에 관해 물었던 일을 이미 까맣게 잊은 듯싶었다. 옆에 있던 박인주도 고수혁이 다른데 정신이 팔린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고수혁이 걱정되었던 박인주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회사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급한 일이면 나 신경 쓰지 말고 먼저 가봐도 돼. 나는 잠시 후에 밥 먹고 바로 갈 거니까.” 그러나 고수혁은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다. “괜찮아요. 급한 일은 아니에요.” 고수혁은 늘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든 체면을 차리는 게 우선이었다. 이건 아마 고수혁처럼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체면을 지키는 방법일 지도 모르겠다. 식사를 마친 후, 박인주는 고수혁이 일 보는데 방해될까 봐 서둘러 떠났다. 떠나기 전, 박인주는 나와 고수혁에게 꼭 제때 한약을 챙겨 먹어서 내년에 씩씩한 아이를 낳으라며 신신당부했다. 반박할 수 없었던 나는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박인주를 차에 태워 보낸 뒤, 고수혁은 나를 별장 안으로 데려다주었다. 테이블 위에는 박인주가 지어온 한약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그 한약을 보고 있으니 괜히 부끄러웠던 나는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