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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교감은 피식 소리를 내며 비웃었다. “아직도 헛된 희망을 품고 계시네요. 그런 점에서 송 선생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죠. 결과가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한데 굳이 성적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니 그러면 어디 한번 기다려 봐요. 어차피 이 싸움에서 승자는 나니까. 내가 다 송 선생님을 생각해서 한 말인데 듣지 않겠다고 하니 나도 뭐 어쩔 수 없네요.” 교감의 조롱에 교무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 컴퓨터 모니터만 빤히 보았다. 그 순간 메일이 도착했다. 성적을 확인한 선생님들은 저마다 멍한 표정을 지었다. 교감도 이상함을 감지하고 서둘러 고개를 돌려 모니터를 보았다. 모니터에는 아이들의 성적이 명확히 나와 있었다. 임이서, 점수 120점, 등수 1등. 연정우, 점수 118점, 등수 2등. 임지성, 점수 115점, 등수 3등. 임효진, 점수 95점, 등수 10등... ... “세상에! 1, 2, 3 등이 전부 우리 학교 아이들이네요!” “그런데 1등이...” 교감은 벌떡 일어나며 소리를 질렀다. “말도 안 돼!” 그의 목소리에는 불신이 잔뜩 담겨 있었다. 조금 전까지 교감의 편을 들어주던 선생님들은 저마다 입을 꾹 다물었고 부러움의 눈빛으로 송태선을 보았다. 송태선은 힘겹게 그들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뒤 모니터를 보고는 아주 흥분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그 아이들이 날 실망하게 할 리가 없다고!” 그의 혼잣말을 들은 교감은 사나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송 선생, 지금 이 상황 설명이 필요한 것 같네요!” 그러자 송태선은 미간을 구겼다. “교감 선생님,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이 아이들이 임지성보다 성적이 높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대체 아이들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송태선은 그의 말에 한숨만 나왔다. “전 전부터 말씀드렸습니다. 열등반 아이들은 머리가 둔한 것이 아니라 공부에 흥미가 없어서 하지 않는 것이라고요. 그런데 교감 선생님께선 늘 제 말을 믿지 않으셨지요.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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