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하지만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완성해야 해. 그리고 1000자가 넘는 반성문도 써야 하고.”
연정우는 고민에 빠졌다. 이미 세 판을 연속으로 졌기 때문에 더 이상 지면 순위가 떨어질 것이다.
임이서는 게임 화면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상대방은 이미 높은 탑까지 올라왔어.”
“이 다람쥐라는 팀원은 댓글 창에 네 계정을 신고하겠다고 했고.”
“레벌이 꽤 높은 것 같은데 이대로 계정이 차단되면 아깝잖아.”
연정우는 점점 더 조급해졌고 조금 전까지도 임지성을 무시하던 그는 주저 없이 말했다.
“대신 해줘. 빨리.”
“계정이 차단되면 안 돼.”
“숙제 할게. 반성문도 쓸게. 네가 만족할 때까지 응?”
“제발 부탁이야.”
정말 급했는지 그는 두 손을 모으고 빌었다.
임이서는 더 이상 그를 놀리지 않았고 피식 웃더니 핸드폰을 바로 잡고는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초반의 역풍은 순식간에 임이서에 의해 제압되었고 상대측에서는 게임 전문가를 섭외했냐고 물었다.
연정우는 옆에서 그걸 지켜보며 실없이 웃었다.
게임이 한 판 끝났고 그녀는 손쉽게 판을 뒤집었다. 임이서가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가. 거실에 가서 숙제해.”
연정우는 가방을 챙겨 들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
한편, 서재에서 나온 연시윤은 그녀가 의자에 축 늘어진 채 핸드폰을 들고 게임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반면, 숙제하는 걸 싫어했던 연정우는 얌전히 옆에 앉아서 바삐 글을 쓰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소녀의 몸에 오래 멈추었다. 가늘고 뼈마디가 뚜렷한 손가락, 길쭉하고 하얀 것이 마치 옥 같았다.
예쁘고 정교한 미간에는 자신감과 꾸러기 같은 기질이 보였다.
지금 이 순간, 그녀의 모습이 가장 진실한 모습인 것 같다. 차마 방해할 수도 없었고 눈을 뗄 수도 없었다.
곧 게임 한 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핸드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다시 얌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연정우의 노트를 낚아채 훑어보았다.
“아직도 다 못 썼어?”
연정우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왜 이렇게 게임을 빨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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