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순식간에 우혁수가 내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요즘 달라진 줄 알았더니 모두 가식이었군.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소. 유정이는 내 사촌 동생이오. 도성에 온 것도 병을 보러 온 것이니 병만 고치면 떠날 터, 한데 그것조차 그대는 용납치 못하는 것이오?”
나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혁수는 내 말을 믿지 않을 것이었다. 애초부터 그에게 믿음을 기대한 적도 없었다.
나는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용납치 못한다니요? 저는 아가씨가 염려되어 하는 말입니다. 의원이란 자가 변변찮아 보이는데 느닷없이 알 수 없는 약을 내밀어 아가씨께 삼키게 하니... 그 약이 과연 약인지 독인지 어찌 알겠습니까?”
“혹시라도 불상사가 있을까 염려되어 오늘은 따로 어의를 모셔오게 하였습니다. 할머니와 어머님을 살피게 할 참이었으니, 아가씨도 함께 진맥을 받아보는 게 좋겠습니다”
나는 뒤에서 걸어오는 어의를 가리켰다.
“문 어의님, 어서 오셔서 저희 시할머니와 시어머니를 살펴보시지요.”
문 어의는 나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앞으로 나아가 진맥을 했다.
“우 부인, 할머니와 어머님께서는 괜찮으십니다. 다만 배 속을 살짝 아프게 하는 약을 먹은 듯하여 가벼운 약을 쓰면 곧 회복될 거예요.”
“하나 이 아씨는 다른 것입니다. 배앓이 약을 먹은 것이 아니라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하는 약을 삼킨 것입니다. 본디 심장에 병이 있기에 호흡이 가빠지고 피를 토한 것이지요.”
“이 약은 흔히 쓰는 것이 아니고 오래전부터 복용해온 듯합니다. 이런 약은 따로 해독제가 없고 부인 손에 든 환약은 그저 평범한 보약일 뿐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나를 돌아보는 우혁수의 눈빛은 자신이 오해했음을 깨달은 듯 보였다.
그러나 나는 코웃음을 치며 시선을 돌렸다.
바닥에 엎드려 있던 위유정은 이를 악물며 흔들리는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옆에 있던 의원이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우 대인, 우 부인, 부디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이 아씨가 위태롭지 않음은 알았으나 돈을 더 얻을까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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