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방금 나타난 그 덩굴을 바라보았다.
우혁수 곁에는 은밀히 지켜주는 고수가 하나 있는 듯했다.
그가 지금껏 수많은 암살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까닭도 아마 그 때문이리라.
이제 보니 그 고수는 분명 실재하는 듯하였다.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것이오? 어서 가지 않고.”
우혁수의 경계 어린 눈빛이 내게 향하자 나는 얼른 시선을 거두고 그를 따라나서려 하였다.
그러나 막 발을 내딛는 순간, 찌르는 듯한 고통이 다리를 덮쳐 왔다.
하여 나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아야, 아파라!”
“조금 전 다리가 서방님에게 깔려 삐었나 봅니다. 더는 움직일 수가 없어요. 서방님께서 먼저 가보시지요. 사람을 불러다 저를 옮겨 주세요.”
나는 그가 직접 날 도와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나가서 하인들에게 일러주는 것만은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허리가 와락 조여들더니 몸이 홀연히 허공에 떴다.
놀란 나는 반사적으로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서방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설마 날 안고 돌아가려는 것인가?’
평소 나를 그리 냉정히 대하던 우혁수가 나를 안아 들다니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입 다무시오.”
그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그저 나를 품에 안은 채 걸음을 재촉하였다.
놀러 나왔던 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니었으나 비가 퍼붓고 또 땅굴 속에 갇혔던 까닭에 내가 아무리 소리쳐도 다른 이들에게는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빗줄기는 거세었고 우리가 마차에 이르렀을 때 두 사람의 옷은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옷을 두텁게 입고 나왔다 하나 비에 홀딱 젖어 몸에 달라붙으니 오히려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나는 우혁수의 품속에 몸을 파묻듯 기대어 들이닥치는 비를 피했다.
따스한 온기가 가슴에 전해지자 나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것이 내가 일생을 사랑했던 사내의 품이구나... 회귀해서야 이렇게 가까이 닿을 줄이야.’
만약 전생이었다면 며칠 밤낮을 뜬눈으로 지새울 만큼 기뻐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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