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네. 좋습니다.”
말하면서 나는 우혁수의 손을 떼어내려 했지만, 손톱까지 동원해서 손에 피가 흐를 정도로 힘을 써도 그는 손을 놓지 않고 더 꽉 조였다.
마치 내 허리를 깎아버릴 듯한 거대한 힘이다.
나는 너무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
내가 힘을 더 쓰려고 발악하는 순간 귓가에 그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힘을 더 준다면 그 문서가 폐하의 책상 위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지 못하겠소.”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우혁수를 바라보았다. 이런 사소한 일까지 이 문서를 빌미로 나를 협박한단 말인가?
나는 숨을 깊게 내쉬며 더는 그를 밀어내지 못한 채, 그의 품에 안겨 위층으로 올라왔다.
니토 왕자는 우리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는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지만 더는 말하지 않았다.
오늘은 식사보다는 술을 마시는 자리였다. 심계민과 송주림 두 사람이 니토에게 끊임없이 술을 권했다.
나는 그저 옆에서 지켜보며 음식을 집어 먹었고, 우혁수는 때때로 나를 흘겨보며 더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그의 시선이 싫었다. 나는 그와 함께 있는 것도, 또 그의 시선을 받는 것도 싫었다.
해가 저물자 나는 몸을 일으켰다.
“천천히 드세요. 저는 잠시 나가 돌아보고 싶습니다.”
말을 마친 후 나는 밖으로 나갔다.
아래층을 내려가기 전에 니토도 돌아다니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들렸다.
그러자 심계민을 비롯한 그 무리의 사람들도 서둘러 함께 나가자고 맞장구를 쳤다.
그렇게 나 혼자 조용히 걷고 싶었던 산책에 너무 많은 사람이 끼어들었다.
나는 짜증이 나서 미간을 문질렀다.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어찌 하연주를 찾아간단 말인가?
하지만 나는 오늘 반드시 하연주를 찾아야 했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는데, 그들은 잠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곳이 번화해 보입니다. 우리 저쪽으로 가서 구경할까요?”
내가 가리킨 방향을 보자 심계민을 비롯한 그 사람들의 얼굴이 살짝 변했다. 아마 내가 여인이기 때문에 기루에 가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우 부인, 그곳은 우 부인에게 어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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