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나는 그를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정녕 내 집 뜰 안에 사람이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면 찾아보십시오.”
우혁수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고 손아귀에 힘이 점점 더 들어갔다.
“정말로 내가 못 찾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오? 누구 없느냐! 샅샅이 뒤져라!”
“대체 어찌 된 일이냐?”
이때 소봉남이 들어와 내가 우혁수에게 붙잡혀 있는 것을 보고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달려들어 우혁수를 밀어 넘어뜨렸다.
그러고 나서 우혁수의 멱살을 잡고 호통쳤다.
“우 서방, 내가 그대에게 너무 관대했더냐? 감히 내 누이를 괴롭히다니.”
우혁수는 차갑게 소봉남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봉남 형님, 여기가 영국공부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소청옥이 집에 사내를 숨겼으니, 형님이 왔다고 해도 소용없습니다. 장인어른이 온다고 해도 오늘은 기필코 이 집안의 법도를 따라야 할 것입니다.”
소봉남은 그 말을 듣고 갑자기 멍해져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돌아보았다가 다시 우혁수를 노려보며 말했다.
“헛소리 마라! 내가 어찌 내 누이를 몰라보겠느냐? 네 눈에 청옥이가 집에 사내를 숨겨 너에게 빌미를 잡힐 만큼 어리석게 보였더냐?”
나는 감동이 가득한 눈으로 소봉남을 바라보았다.
‘오직 저들만이 아무것도 묻지 않고 무조건 나를 믿어주는구나.’
우혁수도 그 점을 깨달았는지 이성이 잠시 돌아오는 듯했다.
그때 위유정이 초조한 얼굴로 다가왔다.
“오라버니,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저희는 모두 형님이 사람을 데리고 들어오는 것을 똑똑히 봤습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집안의 하인들도 형님이 뒷마당으로 사내를 끌고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했습니다.”
“소 부사님께서 필사적으로 수색을 막는 건 찔리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소봉남은 위유정을 차갑게 쏘아보며 경멸하듯 말했다.
“네깟 게 감히 누구 앞에서 함부로 입을 놀리는 것이냐!”
우혁수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소씨 가문, 참으로 대단한 명문가 납시었구려. 눈이 하늘에 닿도록 높으시니, 아무도 감히 말을 섞을 자격조차 없다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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