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4장
그녀는 방문 너머에서 누가 노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의구심으로 가득 찬 소만리가 잠시 멍해 있던 순간 기모진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나야.”
소만리는 얼른 마스크를 쓰고 그제야 문을 열어주었다.
앞에 서 있는 훤칠한 남자를 보며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
“사장님, 또 무슨 일이십니까?”
“조금 전의 일은 마음에 두지 마. 당신이 여온이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납치범을 상대한 걸 보면 당신의 마음이 착하다는 거잖아. 난 당신이 이유 없이 사람을 밀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이 말을 들은 소만리는 적잖이 놀랐다.
기모진이 일부러 자신의 감정을 달래주려고 찾아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소만리는 잠시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서 있다가 갑자기 기모진의 눈과 마주쳤다.
“사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은 사장님이 가장 사랑하는 아내를 믿지 않고 저를 믿는다는 뜻인가요?”
“믿어.”
기모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고 소만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쇄기를 박듯 말했다.
“난 영원히 내 아내를 믿어.”
“...”
“일찍 쉬어. 무슨 문제 있으면 서재로 찾아와. 난 계속 거기 있을 테니까.”
기모진은 소만리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뒤돌아섰다.
소만리는 방문 앞에 서서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기모진이 방금 한 말은 마치 깊은 뜻이 숨어 있는 것 같았지만 도대체 그게 무엇인지 그녀는 감히 추측할 수 없었다.
그날 밤, 소만리는 한참을 침대에서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보니 양이응이 현모양처의 가면을 쓰고 기란군, 기여온과 함께 아침을 먹고 있었다.
하지만 기란군과 기여온은 양이응과 별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채 각자 얌전히 아침밥을 묵묵히 먹을 뿐이었다.
양이응은 고개를 들어 소만리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도도한 눈빛으로 경멸하듯 간악한 미소를 던졌다.
그녀는 소만리가 감히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없다고 확신했다.
왜냐하면 지금의 저 얼굴을 보고 누가 소만리라고 믿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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