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1장
수첩을 쥔 남연풍은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낯익은 글씨체를 보자 매서운 찬바람에도 그녀의 눈가는 순식간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남연풍은 빨간 입술을 깨물고 작은 수첩 한 귀퉁이를 움켜쥐며 싸늘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눈가에 자욱하게 드리운 안개가 그녀의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눈앞의 묘비에 새겨진 글씨를 한없이 바라보다가 마침내 돌아섰다.
며칠 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다.
기묵비가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기묵비의 사진, 학력, 배경, 모든 신상 자료가 노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그의 사형을 두고 쾌재를 불렀다.
죄를 지은 사람은 동정과 안타까움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했다.
초요도 그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그 소식을 본 순간 그녀는 온몸이 얼음 저장고에 고립된 사람처럼 차갑게 굳어 버렸다.
역시나 그는 항소하지 않고 기꺼이 사형을 받아들였다.
사형 집행 날짜도 앞당겨졌다.
초요는 거실에서 도우미와 놀고 있는 두 아이를 보고 생각 끝에 외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녀가 현관에 이르자 아이들이 하나둘씩 매달렸다.
“엄마, 어디 가?”
어린 녀석이 천진난만한 눈망울에 호기심을 가득 채운 채 초요를 바라보았다.
초요는 몸을 구부리고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엄마 지금 아저씨 잠깐 보러 갔다 올게.”
“아저씨? 그때 나 풍선 주워 준 잘생긴 아저씨 아니야?”
아이가 작은 입을 열심히 움직이며 물었다. 비록 말이 아직 분명하지는 않지만 초요는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아이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도 가고 싶어.”
아이가 작고 귀여운 손을 흔들었다. 초요는 잠시 망설인 뒤 아이에게 되물었다.
“서일이도 정말 가고 싶어?”
“응!”
아이는 단번에 대답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초요는 잠시 아무 말도 않고 있다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서일이도 같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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