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3장
기모진은 청첩장을 들어 천천히 열어 보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결혼식 시간과 장소만 있을 뿐 정작 신랑과 신부의 이름은 없다는 것이었다.
기모진은 고승겸이 자신과 결혼하는 여자를 싫어하기 때문에 일부러 청첩장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기모진의 추측은 사실상 고승겸의 생각과 일치했다.
한편 초요는 현재 두 다리에 감각이 없는 남연풍을 매일 살뜰히 챙기고 있었다.
비록 그녀는 남연풍이 한 짓을 경멸하고 혐오하지만 그녀는 남사택의 누나였다.
남사택이 그동안 자신을 돌봐준 것에 대해 초요는 진심으로 그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사실 남사택도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이 누나를 아끼고 있다는 것을 초요도 알고 있었다.
남연풍도 처음에는 초요의 손길을 거세게 저항하다가 이제는 무감각해진 듯 아무렇지도 않게 초요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초요가 남연풍의 몸을 씻겨 주고 있는데 갑자기 아래층에서 택배 기사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초요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서명을 하고 서류 봉투를 받아들었다.
보낸 사람은 써 있지 않았는데 받는 사람은 남연풍이라고 쓰여 있었다.
남연풍에게 온 개인 물건이라 초요는 당연히 손댈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당연한 듯 남연풍에게 가져다주려고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남사택이 마침 들어왔다.
남연풍에게 우편물이 온 사실을 안 남사택은 유심히 서류 봉투를 보고는 바로 가져가서 찢어 버렸다.
“사택 선배, 이러면 안 되잖아요?”
초요가 급히 막았다.
“남연풍이 여기 있는지 아는 사람이 누가 있어? 소만리와 기모진이 보낸 거 같지 않은데, 그럼 누가 있어. 딱 한 사람밖에 더 있어?”
초요는 순간 정신이 번뜩 들었다.
남사택이 말한 사람은 바로 고승겸이었다. 고승겸이 남연풍에게 물건을 보낸 것이다.
남사택은 곧바로 서류 봉투를 뜯어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보았다. 덜렁 청첩장 한 장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이 청첩장은 고승겸이 기모진에게 준 것과는 완전히 달렸다.
신랑의 이름과 신부의 이름이 똑똑히 적혀 있었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