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2장
분명히 안나는 이 집의 안주인이었지만 안주인이라는 명목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것 같았다.
2층.
남연풍은 고승겸의 서재로 들어갔다.
대낮인데도 고승겸은 커튼을 치고 남연풍이 들어오자 서재 문을 닫았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남연풍을 돌아보았다.
잠시 그의 눈에 비친 환각이었으면 하고 그는 눈을 감았다 떠 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눈에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남연풍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문득 지난번 만남을 떠올렸다. 그때도 그녀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혹시 그녀의 두 다리가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잃었나?
고승겸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이 초조해지면서 결국 분노로 이어졌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다리, 왜 그렇게 된 거야?”
분노를 애써 억누른 고승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 선생, 지금 내 다리에 대해 물어보는 거야? 이거, 별거 아니야. 나쁜 짓을 많이 했으니 이 정도 응보야 당연하지.”
“...”
고승겸은 남연풍의 이런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가 목덜미를 힘껏 잡아당기며 그녀를 눈앞으로 바싹 끌어당겼다.
“남연풍, 당신 다리 어떻게 된 건지 솔직히 말해 봐.”
그가 추궁했다. 보아하니 기분이 매우 좋지 않은 것 같았다.
남연풍은 떨리는 마음을 감추며 계속 고집스럽게 똑같은 말을 했다.
“내가 말한 그대로야. 밖에 나갔다가 차에 치이는 바람에 이렇게 됐어. 이게 업보가 아니고 뭐겠어?”
“거짓말하지 마! 기모진이 당신을 이렇게 만든 거지, 그렇지?”
고승겸은 화가 나서 물었다.
“그날 일을 처리하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잖아. 그러니 기모진이 당신을 잡은 거잖아!”
“맞아. 그날 기모진한테 잡힌 건 맞아. 그렇지만 기모진의 차에 치인 건 아니야.”
남연풍은 솔직하게 말했다.
“기모진은 나한테 주사를 놓았을 뿐이야. 당신이 소만리의 와인잔에 넣었던 것과 같은 독소 말이야.”
이 말을 듣고 고승겸의 얼굴빛이 점점 무거워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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