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1장
고승겸은 늘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사람이었지만 지금 소만리의 눈을 마주 보고 있으니 어찌할 바를 몰랐다.
고승겸의 불편한 심기를 눈치챈 듯 여지경이 소만리 옆으로 다가섰다.
“소만리, 묻고 싶은 게 있으면 돌리지 말고 바로 말해 봐.”
“여사님은 내가 묻고 싶은 질문에 답을 주지 못할 것 같아요.”
소만리는 다시 고승겸에게 시선을 떨구었다.
“고승겸, 그때 당신이 바다에서 날 구해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던 거지, 그렇지?”
고승겸은 소만리가 이런 질문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소만리가 도대체 무엇을 알아냈는지 몰라서 자신을 바라보는 소만리의 날카롭고 차가운 눈빛이 마치 올가미처럼 느껴져 그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고승겸, 당신 망설이는구나.”
불과 몇 초뿐인 짧은 찰나였지만 소만리가 고승겸에게서 답을 찾기에는 충분했다.
옆에서 여지경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눈썹을 찌푸렸다.
“소만리, 예전에 네가 바다에서 사고를 당한 것은 그야말로 사고였을 뿐이야. 승겸이 너를 구해준 것은 우연이었어. 왜 아니라고 생각해? 혹시 승겸이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길 줄 미리 알고 접근했다는 거야?”
“아마도 고 선생은 나에게 사고가 일어날 뿐만 아니라 그 사고가 바다에서 일어날 것도 다 예상한 것 같은데요.”
소만리는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의아한 미소를 지었다.
소만리의 말을 듣자 여지경은 약간 어이가 없다는 듯 정색을 하고 소만리를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소만리, 지난번 그 일로 난 진심으로 널 존중했어. 네가 승겸이 때문에 곤란한 경우를 당했을 때도 난 진심으로 널 도와줬어.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아무 말이나 막 해서 승겸이의 결백을 더럽혀서는 안 되지.”
소만리는 이 말을 듣고 여지경에게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사님이 예전에 절 도와주신 것에 대해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나의 이 질문에 대해선 고승겸이 스스로 대답하게 하는 것이 좋겠어요.”
소만리는 눈을 가볍게 치켜들었다.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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