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죽음으로 협박하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막무가내로 굴면 상대하기 어려웠다. 주여정은 나를 때리지 않았으니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그녀는 아픈 척하면서 주성훈의 관심을 받으려고 했다.
소석진은 친딸인 나를 정신병원에 가두려고 납치하더니 구소연한테 넘겼다.
주여정은 주성훈과 주소민을 이어주려고 했을 뿐이었다.
나는 재빨리 허리를 숙이면서 사과했다.
“고모님, 정말 죄송해요. 전부 제 탓이에요.”
주성훈은 나를 지그시 노려보더니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
“고모는 몸이 안 좋으셨어. 그런데 감히 고모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
나는 고개를 숙인 채 낮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하지만 주여정한테 이런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
“네가 주씨 가문에서 나가야만 기분이 풀릴 것 같아. 그러니까 당장 나가!”
나는 가만히 서서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성훈은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고모가 쓰러졌을 때 옆에서 보고만 있은 건 아니지?”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어찌 할 바를 몰랐다. 나는 주여정을 부축할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쓰러지는 척하면서 나를 가문에서 내쫓으려고 했다. 만약 내가 그녀를 부축한다면 더 화를 낼 것이 분명했기에 나서지 않았다.
문상윤이 달려와서 주여정에게 약을 먹였고 방으로 데려갔다. 그 상황에서 주여정을 걱정해 주어도 미움을 살 것이 뻔했다.
그저 기분이 풀릴 때까지 기다렸을 뿐인데 그것마저 내 탓이었다.
나는 힘없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다 제 잘못이에요.”
주성훈은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개를 돌리더니 주여정을 향해 말했다.
“제가 은진을 단단히 혼낼게요.”
그는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고모, 은진이 나를 잘 보살펴주지 못할까 봐 걱정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은진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고 참 좋은 여자예요. 고모한테 실례를 범한 건 은진의 잘못이 맞으니 순순히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나는 그제야 주성훈의 의도를 알아챘다. 그는 먼저 나를 비난하다가 감싸고 돌았다.
내가 잘못을 저질러서 주여정의 반감을 샀기에 잘 타이르겠다고 했다.
앞으로 예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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