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이 사람이 심우진이라고?

그 한마디에 눈가가 또다시 뜨겁게 달아올랐고 나는 더는 버틸 수가 없어 눈물을 뚝뚝 흘렸다. 괜히 그가 비웃을까 봐, 괜스레 눈가를 손으로 문질렀다. 주성훈은 손을 뻗어 가볍게 내 어깨를 감쌌다. 조용히 위로하듯이. 문득 엄마 장례식 때가 떠올랐다. 그날, 주성훈은 나를 차로 불러내 유언장을 보여줬고 나는 엉망이 될 정도로 울었다. 그때도 그는 이렇게 아무 말 없이 내 어깨를 토닥여줬다. 아무 말도 없었지만 왠지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엔 주성훈은 아예 나를 품에 안았다. 이상하게도 나는 그 품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고요한 공기, 은은히 스치는 민트 향과 단단한 가슴팍, 그 모든 게 따뜻했고 이상하리만치 안심이 됐다.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스스로를 내버려두었다. ... 차는 금세 저택에 도착했다. 마음을 다잡고 내리려는데 마당에 경찰차 여러 대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순간, 예전에 강민지가 했던 말이 떠올라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 심씨 가문이 주성훈을 모함해, 경찰이 그를 잡으러 온 건 아닐까? 나는 본능적으로 주성훈을 바라봤다. “뭐 해? 다 왔는데. 내려.” 그는 평온했고 표정엔 미동도 없었다. “아...” 나는 차에서 내렸지만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내디뎠다. ‘아,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던 거야. 내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런데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모두 키 크고 건장한 남자들이었지만 경찰 제복은 입지 않았다. 딱 봐도 공무라기보다 사적인 용무로 온 듯한 분위기였다. 그중 맨 앞에 선 건, 젊고 잘생긴 청년이었고 묘하게 아우라가 강했다. 그는 주성훈에게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성훈 씨, 오랜만이네요.” 말투에서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라는 게 느껴졌다. “도재우 씨가 화림에 오셨는데 제가 어찌 그냥 넘어가겠습니까.” 역시 아는 사이였다. 나는 그저 조용히 지켜봤다. “오늘은 중요한 일로 왔습니다. 사흘 전, 제도에서 살인 사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