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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생일 선물

나는 잠시 멍해졌다. 주성훈이 나를 위해 이런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니... 그렇다면 그가 쇼핑몰에 갔던 건 정말로 내 선물을 사기 위해서였던 걸까?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마치 가슴에 얹혀 있던 돌덩이가 툭 떨어진 기분이었다. 곧이어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그는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해 주는데 나는 속으로 그를 의심하다니. 생일 축하 노래가 끝나고 거실 불이 다시 켜지자 고용인들이 하나둘 모여 각자 축하 인사를 건넸다. 나는 사람들 사이로 시선을 돌려 주성훈을 바라봤다. 그는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부드러운 눈빛과 미소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 미소는 마치 나를 그 자리에서 녹여 버릴 듯 따스했다. 가슴이 살짝 떨렸다.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나는 주성훈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 “성훈 씨, 고마워요.” 그는 낮고 부드럽게 말했다. “생일 축하해.”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지난 몇 년, 나는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죽을 힘을 다해 공부해 제도대학교에 합격한 건 엄마를 제도로 모셔와 소씨 가문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엄마는 끝내 오길 거부하셨고 나는 그저 공부로 마음을 무디게 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의 부고를 들었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듯했다. 화림으로 내려와 장례를 치르고 엄마의 유골함 앞에 서서 소석진의 냉정한 태도와 강민지의 비아냥을 버텨야 했다. 그때, 주성훈이 나타났는데 마치 내 인생에 비치는 한 줄기 빛 같았다. 그는 나를 다시 어둠 밖으로 이끌어 준 사람이었다. 나는 손등으로 서둘러 눈물을 훔쳤다. 그가 내 마음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내가 그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다면 아마 그는 나를 멀리하겠지. 나는 알고 있었다. 그가 나를 곁에 둔 이유는 내가 그에게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고 감정적으로 그를 힘들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걸 깨닫는 순간, 나는 더더욱 조심해야 했다. 다행히 그는 이유를 캐묻지 않고 부드럽게 말했다. “가서 케이크 자르자.” 모두가 식탁에 모여 케이크를 먹었다. 주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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