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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출국 거부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 채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주성훈은 어느새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제 그와 이별해야 한다니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나는 이미 집도 가족도 없다. 앞으로 나는 어디로 가야 하지? 머릿속이 흐릿하고 멍해져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몰랐다. 햇빛이 너무 강해서였을까, 아니면 너무 오래 쭈그리고 있어 다리가 저려서였을까.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 내가 이렇게 절망하고 있는 거지? 주성훈이 없으면 나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인가? 그는 대체 내게 어떤 존재였던 걸까? 우리는 원래 아무 사이도 아니었고 나는 처음부터 언젠가 헤어질 각오를 하고 있었다. 주성훈에게 약혼녀가 생긴 것도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었고 언젠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기에 영원히 그 사람의 보호 아래에 있을 수는 없었다. 결국 나는 주성훈의 도움이 사라지면 또다시 곤경에 빠질까 두려웠다. 그렇게까지 의존하면 안 되는 건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부도, 부모도 쉽게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영원히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주성훈도 마찬가지였고 지금의 이별은 단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빨리 왔을 뿐이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훔치고 캐리어 손잡이를 잡고 일어섰다. 주성훈 곁에 잠시 머무는 동안 나도 모르게 약해졌던 것 같지만 원래 나는 나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동안의 삶에서, 어머니의 나약함 때문에 나는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평소라면 이런 일쯤으로는 절대 이렇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조금 전에 있었던 소석진의 협박과 구소연의 축객령이 겹치면서 정신적으로 감당이 안 됐던 것 같았다. 나는 택시를 잡아 신세계 아파트로 향했다. 비록 이전에 강민지에게 발각된 곳이라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갈 곳이 없어 당분간 그곳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외할아버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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