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화 네 엄마는 네 외할아버지의 친딸이 아니야
부끄럽지만 나는 순순히 그의 말에 따랐다.
약을 바르니 확실히 효과가 있었고 나 역시 계속 아픔을 참고 지낼 생각은 없었다.
다행히 잠시 후 주성훈이 아침 식사를 들고 돌아왔을 때는 더 이상 나를 놀리거나 장난치지 않았다.
그는 부드럽게 나를 안아 욕실로 데려가 씻겨준 뒤, 조심스럽게 음식을 먹여주었다.
아침을 다 먹고 나서 우리는 서로 기대어 앉았고 나는 모르게 다시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때는 어느새 점심시간이었다.
‘이렇게 계속 살다간 분명 살만 찌겠네.’
그 생각에 앞으로는 예전처럼 운동을 다시 시작하리라 마음먹었다.
점심을 먹을 때도 주성훈은 나를 안아 내려갔다. 지난번 약에 취했던 사건 이후로 집안 사람들도 대충 짐작은 하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가정부들 앞에서까지 나를 안은 채 다녔다.
묘한 기분이 들면서 그가 사람들 앞에서도 관계를 숨기지 않고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이 기뻤다.
그러나 또한 이 관계가 계약으로 맺어진 것임을 잊을 수 없었다.
‘사람들 앞에서 연극을 하는 거라면 그는 왜 어젯밤에도 나를 안았을까?’
첫 번째는 우연이라 할 수 있었지만 어젯밤은 달랐다. 그는 분명 내가 온전히 깨어 있을 때 다가왔다.
몇 번이고 그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우린 대체 무슨 관계인가요?’
하지만 그 말은 목까지 차올랐다가 끝내 삼켰다. 그의 모호한 대답이 두려웠고 그로 인해 내가 실망하게 될까 봐 겁이 났다.
원래라면 오늘 하루 종일 집에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오후 네 시를 조금 넘기자, 주성훈이 불쑥 말했다.
“같이 갈 데가 있어.”
그때 나는 그의 다리에 몸을 기대고 법의학 책을 읽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자 그는 나를 안아 들며 말했다.
“경민이가 소석진을 찾았어.”
그는 나를 내려놓으며 덧붙였다.
“옷 갈아입고 와. 난 아래서 기다릴게.”
아마 내가 부끄러워할 걸 알고 배려 차원에서 자리를 비켜준 듯했다.
마음이 복잡했다. 그는 때로는 너무 제멋대로고 때로는 지나치게 신사적이었다...
차는 어느덧 화림 교외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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