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게시글
나는 호기심에 손가락을 움직여 그 글을 클릭했다.
화면에 뜬 건 제도대학 게시판이었고 글쓴이는 이미 졸업한 동문이라고 했다.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했다.
[우연히 사촌 언니의 SNS에서 본 사진인데 그 내용에 깜짝 놀랐어요. 주씨 가문 셋째 도련님이 결혼을 하셨더군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신부가 바로 그 여자였다는 거예요.]
그리고 첨부된 사진 한 장.
예복을 입은 나와 주성훈이 약혼식 케이크를 자르는 장면이었다.
이어지는 문장은 더 노골적이었다.
글쓴이는 나를 알고 있다고 했다. 의대에서 유일한 여학생이었기에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다면서 처음엔 얼굴이 청순하고 성격도 괜찮아 보이는 ‘얌전한 아이’일 거라 생각했지만 주씨 가문 셋째 도련님까지 기어이 올라탄 걸 보니 보통 영악한 게 아니라고 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렇게 주씨 가문에 들어가더니 결혼식장에서 심지어 심씨 가문의 장남과 은근히 다정한 모습을 보이더군요.]
그리고 두 번째 사진이 올라왔다.
내가 고개를 숙여 심우진과 얼굴을 가까이한 장면이었다. 각도 탓에 마치 키스를 하는 듯 보였고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글쓴이는 이렇게 마무리했다.
[예전엔 순수한 학생인 줄 알았는데 완전히 잘못 봤네요. 이렇게 남자를 유혹하는 비결, 꼭 한 번 전수받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엔 폭탄 같은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녀는 전해 들었다며 내가 고등학교 동창을 아버지에게 소개했고 그로 인해 어머니가 옥상에서 뛰어내려 세상을 떠났다는 소문을 꺼냈다.
그럼에도 나는 그 동창과 ‘자매’라 부르며 가깝게 지냈고 어쩌다 아버지가 나를 정신병자라며 퇴학 처리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어찌 된 일인지 나는 주씨 가문 셋째 도련님의 신부가 되어 상류 사회에 들어갔다며 ‘정말 대단하다’는 비아냥으로 글을 끝맺었다.
뒤이어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군가는 내 외모를 평하며 전형적인 ‘청순한 척하는 가식녀’라고 했고 또 누군가는 글쓴이가 거짓말을 한다며 ‘아무리 그래도 친모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는 말은 심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