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너도 엄연히 여자잖아
차 안에서 강태준은 창가 쪽에 앉아 있었다. 작은 미니바 위엔 정갈하게 놓인 디저트 접시와 와인이 담긴 고급 와인잔이 놓여 있었다.
그는 와인잔을 천천히 흔들며 향을 맡고 있었고 잔 속에 일렁이는 붉은 액체는 유혹적이면서도 왠지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하이!”
백아린은 일부러 밝게 손을 흔들며 옆자리에 앉았다.
차 문이 닫히고 한지석은 곧장 뒷좌석과 앞좌석 사이의 칸막이를 올려버렸고 차 안은 더더욱 좁고 밀폐된 공간이 되었다.
백아린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올 듯 쿵쾅댔다.
‘이렇게까지 차단해 놓는 거 보니, 진짜 뭐 할 작정인가? 아냐, 안 돼! 선수를 쳐야 해. 절대 이대로 끌려다니면 안 돼!’
그녀는 각오를 다지고는 갑자기 나른하게 강태준의 어깨에 기대며 팔짱을 끼고 울먹였다.
“흑흑... 여보, 드디어 왔군요.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요? 오늘 남자애들 열댓 명이 몰려와서 날 때리려 했어요. 진짜 당신 얼굴 못 보고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누가 맞은 거야?”
강태준은 싸늘한 어조로 되물었다.
‘크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백아린은 순간 머리채를 쥐어뜯고 싶은 걸 간신히 참으며 억지로 미소를 지은 채 그의 팔을 다독였다.
“아이, 정말 농담도 잘하셔. 나 그때 진짜 맞을 뻔했는데 머릿속에서 당신이 나타나서 날 구해주는 장면만 떠올랐다니까요. 흑흑... 그런데 당신이 안 와서 결국 내가 직접 싸웠잖아요. 상대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 진짜 혼절할 뻔 했어요...”
“그게 너랑 일진 소지훈이 신체 접촉을 하고 걔가 울면서 너한테 ‘스승님’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야?”
강태준은 와인잔에 남은 술을 단숨에 비웠고 유리잔이 미니바에 부딪히며 맑은 소리를 냈다. 밤의 정적 속에서 그 소리는 유난히 서늘하게 울렸고 백아린은 움찔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거 아니에요! 소지훈이 분명히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그랬던 거예요. 누가 겨우 싸움 한 번 했다고 상대를 스승님이라고 불러요? 말도 안 되죠! 나도 지금까지 어이없어서 계속 생각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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