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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장

예상대로라면 차은우는 성지현을 만나러 간 게 분명했다. 서하윤은 가볍게 헛웃음을 지으며 다시 눈을 감았다. 내일 웨딩촬영이 취소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곧 다시 잠에 들었다. ㅡㅡ 차은우는 방을 나와 호텔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에는 바람이 조금 세게 불고 있었다. 그는 담배를 하나 꺼내 불을 붙이고 천천히 피우기 시작했는데 하나하나 피어오르던 연기는 밤바람에 흩어져 버렸다. 약 10분 후, 그는 국내로 전화를 걸었다. “요즘 최한빈 뭐 하고 있는지 알아?” “최한빈이요? 지금 국내에 없어요. 며칠 전에 해외로 나갔거든요. 의뢰도 열흘이나 미루고 갔다던데 정확히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어요.” 차은우는 몇 분간 침묵하다가 담배를 깊게 한 모금 빨아들였다. “확실해?” “확실합니다. 근데 차 회장님이 왜 최 대표님을 찾으시는지?” 차은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별거 아니야.” 그때 뒤에서 갑자기 인기척이 들리자 그는 고개를 돌려 힐끔 쳐다봤다. 하지만 상대가 누군지 확인하는 순간 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은우? 네가 왜 여깄어? 신기하다.” 차은우를 발견한 성지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러 여기서 차은우와 마주칠 생각은 없었는데... 그는 이미 서하윤과 함께 쉬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오늘 밤 그녀는 기분이 유난히 복잡하고 불안했다. 서하윤과 차은우가 같은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차은우는 서하윤에게 매혹당하면 안 된다. 서하윤이 있어서 둘만의 시간을 가질 기회가 없을 것 같았는데 이 시간에 여기서 만나다니. 하늘도 그녀 편을 드는 게 분명했다. 이 모든 게 그녀와 차은우가 진정 운명으로 맺어진 사이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여긴 어쩐 일이야?” 차은우는 연기를 내뿜으며 물었다. 차은우의 얼굴이 침울한 걸 보니 서하윤과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고 가치관이 다르면 결국 다투기 마련이다. 이런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결국 차은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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