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1화
김연주가 막 세상을 떠나고 배민기까지 실종되자 배씨 가문은 온통 혼란에 빠졌다. 이런 와중에 여자를 끌고 간다느니 마느니 따질 때가 아니었다.
배정환은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일어나 말했다.
“데려가고 싶으면 데려가도 된다. 하지만 데려갔다면 다시는 데려오지 마라.”
“지금 몸 상태가 안 좋아요. 며칠은 쉬게 해주세요.”
조예림이 그 순간 이성을 잃고 손을 들어 뺨을 세게 갈겼다.
“배승호! 그 사람은 네 아버지야!”
배승호의 머리가 한쪽으로 젖혀졌고 뺨에는 선명한 다섯 손가락 자국이 붉게 번졌다.
그는 손끝으로 살짝 만져보다가 조예림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당신은 내 어머니면서 내 아내에게 약을 먹였죠. 이 사람은 내 친할아버지면서 나한테 주사를 놓고 최면을 걸었고. 내가 얼마나 참고 견뎠는지 알아요? 더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날 옭아매지 마세요. 배씨 집안에서 내가 진심으로 신경 쓴 건 오직 할머니뿐이에요. 내가 정말 행복한지 아닌지, 그걸 신경 써주신 분은 할머니뿐이었다고요!”
조예림은 온몸이 덜덜 떨렸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배승호는 무표정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내 실종 사건 말이에요. 내가 사라졌던 때가 하필이면 아버지의 선거가 걸린 중요한 시기였죠. 반년 동안은 잡음 하나 없어야 했으니까, 당신은 참고 넘어갔어요. 자식이 사라졌는데도 남편의 자리를 위해 눈 감은 거죠. 그걸 못 견딘 할머니가 결국 절로 들어가 몇 해를 채식과 염불로 지내셨고, 그래서 몸이 더 안 좋아지신 거잖아요. 당신들은 그렇게 자기들만 챙겼는데, 왜 나한테는 희생하라는 거죠? 내가 직접 가야 한다면 온채하를 데려갈 거예요. 아니면 형을 보내요. 형은 이런 일을 제일 잘 하잖아요.”
배정환의 두 손이 지팡이를 꽉 움켜쥐었다. 목소리는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닷새 뒤, 네가 온채하와 함께 출발해라.”
“아버님!”
조예림은 속이 뒤집혔다. 닷새라니, 그 안에 배민기가 살아 있겠느냐는 절망이 치밀었다.
하지만 배정환은 현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그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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