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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다른 사람의 눈에는 두 사람이 장난을 치는 듯 보였다. 온채하는 지쳐서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배승호는 묵묵히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눈가에는 옅은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었다. 두 시간 동안 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헬리콥터가 마을 평지에 내려앉을 때까지. 이번에도 경호원 두 명을 데려왔다. 예전에 배승호가 이곳에서 벌인 소동이 워낙 컸고 지금도 마을 사람 둘을 붙잡아 두고 있었기에 마을 사람들은 그가 나타나자 기겁하며 황급히 몸을 숨겼다. 악인은 악인이 다스린다더니, 딱 그 꼴이었다. 온이윤은 기억을 더듬어 어머니 온세현이 묻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 근처에서 가장 높은 산자락. 그곳에 작은 흙무덤이 하나 있었다. 잡초가 무성해 자세히 보지 않으면 무덤인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 무덤은 예전 마을의 한 마음씨 고운 아주머니가 도와 함께 파준 자리였다. 덮은 건 달랑 한 장의 거적때기. 그것이 온세현의 전부였다. 위치는 온세현이 스스로 고른 곳이었다. 멀리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곳.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마지막 말은 언젠가 시간이 되면 꽃을 가져와서, 근황을 들려달라는 말이었다. 세 사람은 아직 무덤까지 오르지 못하고 산 중턱에 머물러 있었다. 온채하는 배승호를 향해 말했다. “넌 여기서 기다려.” 배승호는 못마땅하다는 듯 얼굴을 굳혔다. “왜?” “언니가 세현 이모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외부 사람이 있으면 불편하잖아.” 산 중턱은 바람이 매서웠다. 온채하는 얇은 옷차림이라 재채기를 했다. 배승호는 외투를 벗으며 성을 냈다. “내가 무슨 외부인이야?” “배승호, 넌 왜 늘 그렇게 제멋대로야?” 그의 트렌치코트가 그녀의 어깨에 걸쳐졌다. 길이가 길어 치마처럼 발목 위까지 흘렀다. 배승호는 씁쓸하게 웃으며 옆에 있는 바위에 앉았다. “그래, 다녀와.” 온채하는 온이윤의 손을 살짝 잡고 나머지 길을 올랐다. 저 위쪽 산비탈에 작은 무덤이 보였다. 조금 떨어지자, 온이윤이 뒤돌아보며 중얼거렸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 사람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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