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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바닥에 흩어져 있던 모든 것은 깨끗하게 치워졌다. 온채하는 침대에 앉아 창문 너머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멍한 기운이 감돌았다. 저녁이 될 때까지 그렇게 앉아 있자 온몸이 마비된 듯했다. 뒤늦게 일어나 세수를 했지만 그것조차 기계적인 동작에 불과했다. 욕조는 여전히 바다를 향해 있었지만 감상할 여유는 없었다. 눈물이 뒤늦게 물에 섞여 들자 그녀는 손을 들어 눈을 만져보았다. 물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숨이 막힐 만큼 물속에 몸을 담갔다가 곧 일으켜 세우고 크게 숨을 내쉬었다. 침대로 돌아왔을 때 머리카락에서는 여전히 물이 뚝뚝 떨어졌지만 닦을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쓰러지듯 잠들었다. 헤어드라이어 소리에 그녀는 잠에서 깼다. 눈을 뜨자 머리카락은 거의 다 말라 있었다. 배승호가 헤어드라이어를 내려놓고 그녀를 창가의 탁자로 안아 올리더니 뒤에서 허리를 움켜쥐었다. “밥도 안 먹었는데 힘은 남아도는구나.” 여전히 말은 길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소파에 앉히고 뒷덜미를 강압적으로 눌렀다. 아프든 말든 개의치 않았다. 끝내고 나서야 그는 잠옷을 여며주었다.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그는 그녀를 보지 않은 채 창가로 가 전화를 받으며 어조를 부드럽게 바꿨다. “돌아가서 다시 상의해 보자. 누가 알겠어.”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작은 문을 열어 발코니로 나가면서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전화를 끊은 지 오래지 않아 다시 벨 소리가 울렸다. 이번에는 표정이 차갑게 굳어 있었다. “죽지만 않으면 돼. 차라리 거의 죽어도 좋겠네. 앞으로 쓸데없는 참견 못 하게.” 그의 손끝에는 담배가 끼워져 있었고 시선은 멀리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멍해 보일 정도였다. 그는 전화를 모두 끊은 뒤에도 한참 동안 밖에 서서 들어오지 않았다. 온채하는 소파에 앉아 베개에 머리를 기댄 채, 현실을 모두 차단해 버리고 싶었다. 한 시간이 지나서야 배승호가 들어왔다. 그의 몸에서는 담배 냄새가 깨끗하게 사라져 있었다. 그는 다가와 온채하를 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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