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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그는 멋대로 전화를 끊고 곧바로 임지연에게 다시 걸었다. 수화기가 들리자마자 날 선 욕설이 쏟아졌다. “진짜 뻔뻔한 사람이야! 왜 아직 안 죽었어, 이 더러운 쓰레기야! 너는 반드시 벌받을 거야!” 배승호는 아직 온채하에게 휴대폰을 건네주지도 않은 채, 임지연이 퍼붓는 말을 그대로 들어야 했다. 결국 그는 다시 전화를 끊고 곧바로 번호를 차단했다. “다음에 다시 통화해.” 어조는 담담했다. 그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며 말했다. “자.” 어젯밤 두 사람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으니 지금은 잠을 보충할 때였다. 온채하는 앉아 있었지만 눕지는 않았다. 배승호는 몇 분도 되지 않아 잠이 들었다. 그는 몹시 피곤해 보였고 눈꺼풀 아래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었다. 온채하는 30분 동안 그대로 앉아 있다가 천천히 그의 발치로 다가가 당시 다쳤던 다리의 양복바지를 조심스럽게 걷어 올렸다. 붉게 부어오른 다리에는 염증이 번져 있었다. 원래 꿰뚫렸던 상처는 손가락 한 마디 크기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손바닥만 한 크기로 번져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도대체 상처 치료도 하지 않고 뭐 하고 다닌 거야?’ 온채하는 심장이 거칠게 뛰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양복바지를 내려놓았다. 잠은 도저히 올 리가 없었다.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그녀는 마음이 잿빛으로 가라앉을 때면 배승호에게 사고라도 났으면 좋겠다는 음울한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과거의 기억들이 족쇄처럼, 낙인처럼 그녀의 심장을 옥죄었다. 그 순간마다 그녀는 자신의 음울한 상상에 수치심을 느꼈고 동시에 깊은 슬픔을 맛보았다. 사랑을 느낄 수 없게 되자 상대에게 사고가 나길 바라는 건 두 사람이 함께 지내온 과거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었다. 결국 사랑 자체를 부정하는 일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런 생각은 몇 초 머물다 사라지곤 했고 이내 사랑과 증오가 얽힌 실타래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녀는 다시 침대에 앉아 30분을 멍하니 보내다가 거실로 가서 구급상자를 찾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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