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0화
눈보라 속에서 그의 마지막 말은 누구의 귀에 닿았는지 알 수 없었다.
배승호는 몸을 돌려 차에 올라탔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이렇게 매서운 바람 속인데도 그의 코끝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그는 분명 무언가를 억지로 버티고 있었다.
시동을 걸고 온채하를 다시 보지도 않은 채 그곳을 떠났다.
온채하는 요즘 반응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몇 초가 지나서야 녹슨 기계처럼 뇌가 천천히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두 걸음 달려갔다. 이미 백 미터나 멀어진 차의 뒷모습만이 눈에 들어왔다.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다가 다시 그대로 멈춰 섰다. 마치 3년 전 결혼 첫날밤, 그가 갑자기 짐을 싸서 떠나더니 그 이후로 거의 돌아오지 않았던 그때처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감정은 몸의 위장과 같았다. 분명 몸이 아픈 것 같지만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바보처럼 손가락 끝을 만져 보고 손목을 짚어 보며 마지막으로 이마에 손을 올려 보았다.
앞서가던 차가 갑자기 멈춰 섰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차는 마치 고장 난 것처럼 여전히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그녀는 직감했다. 배승호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그녀는 차 밖으로 달려가 운전대에 엎드린 채 꼼짝도 하지 않는 그의 모습을 확인했다.
“배승호?”
그녀는 밖에서 창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순간 초조해진 그녀는 바닥에 아무렇게나 굴러 있던 돌멩이를 집어 들어 차창을 두드렸다. 유리가 깨지자 밖에서 차 문을 열 수 있었다.
좌석에 쓰러져 있던 그의 몸이 순식간에 그녀에게로 기울어졌다. 그녀는 밀려 넘어지며 두 사람은 그대로 눈 덮인 바닥에 주저앉았다.
온채하는 그를 꽉 껴안았다. 이 공포는 처음 이 도시에 도착했을 때, 처음 마주한 사람이 배승호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보다 훨씬 더 끔찍했다.
그녀의 손가락은 심하게 떨렸다. 두 사람은 그대로 부둥켜안은 채 한동안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사람은 엄청난 공포 앞에서 뼈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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