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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예전에도 온채하는 진여울 앞에서 미친 듯이 분노를 터뜨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꼭 누군가에게 들켜 결국 ‘독한 여자’라는 꼬리표만 더 확고해졌었다. 이번 진여울의 눈빛은 노골적으로 도발하는 듯했다. ‘너는 어차피 날 못 건드릴 거잖아’ 하고 확신하는 표정이었다. “짝!” “짝짝!” “짝!” 온채하는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양쪽 뺨을 두 대씩, 총 네 대를 시원하게 후려쳤다. 자신의 손바닥이 얼얼할 정도였지만 속이 다 시원했다. 진여울은 한동안 멍한 표정이었다.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부어올랐고 그녀는 그제야 반사적으로 뺨을 감싸 쥐었다. 눈빛에는 독기가 스쳤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남쪽에 있는 배승호의 사무실로 향했다. 분명 고자질하러 가는 길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온채하는 벌써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다. 배승호가 자신을 미워할까 봐, 버림받을까 봐 전전긍긍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무섭지 않았다. 배승호가 이혼을 거부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나 기분 안 좋게 만드려고? 그럼 다 같이 기분 나쁘게 살아보자고.’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오히려 전보다 훨씬 개운한 기분으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온채하의 일은 서류 정리에 국한돼 있었고 다른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배도윤이 직접 데리고 들어온 인물인 만큼 부서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묘했다. 속닥속닥 수군대는 소리들이 이어졌다. “설마 저 여자, 배도윤 대표님이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인 거 아냐? 전에 배도윤 대표님이 직접 데리고 오는 사람 못 봤는데.” “만약 그게 진짜면... 재은 씨는 어떡해?” “재은 씨가 배도윤 대표님 좋아하는 거야 다들 아는 사실이고, 배도윤 대표님도 모를 리 없어. 재은 씨가 배도윤 대표님 옆에서 몇 년을 헌신했는데...” ‘재은 씨’라 불린 여성은 배도윤의 비서였다. 한때 그의 일에 큰 도움을 주었고 지금껏 조용히 보조자 역할만 하며 그 곁에 머물러 왔다. 누구나 그녀의 속내를 알고 있었고 그녀 역시 배도윤을 위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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