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도서찬이 황노을에게 전화를 걸 생각을 막 하려던 참에 휴대폰이 진동했다. 발신자는 한연서였다.
잠깐 망설인 뒤, 도서찬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서찬 오빠.”
한연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오늘 올라온 기사 봤어?”
한연서는 조심스럽게 떠보는 목소리였다. 듣는 쪽이 더 미안해질 만큼 살살 낮춘 톤이었다.
“황노을 얘기를 말하는 거야?”
도서찬이 바로 물었다.
“응.”
한연서가 짧게 대답하더니 한 박자 머뭇거렸다.
“그 아이가... 오빠랑 노을 씨의 아이예요?”
도서찬은 생각을 더듬었다.
지난 7년 동안 황노을은 늘 곁에 있었고 오래 떨어져 지낸 적도 거의 없었다. 정말 아이를 낳았다면 도서찬이 모를 리가 없었다.
도서찬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확실하지는 않은데... 아마도 아닐 거야.”
“내가 상처받을까 봐 그렇게 말한 거라면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한연서의 콧소리가 살짝 떨렸다.
“둘은 그렇게 오래 함께 있었잖아. 아이가 있어도 이상한 건 아니니까... 나는... 괜찮아. 그리고...”
거기서 한연서는 말이 끊겼고 둘 사이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대략 30초쯤 흘렀을 때, 한연서가 낮게 말했다.
“됐어.”
도서찬은 통유리 밖으로 멀리 구름이 흐르는 하늘을 보며 말했다.
“내가 확인해 볼게.”
하지만 이번에는 한연서가 예전처럼 바로 맞장구치지 않았다.
“서찬 오빠, 나는 노을 씨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한연서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어. 내가 바라는 건 많지 않아. 그냥... 오빠가 날 사랑해 주면 돼. 그런데 그 일이 노을 씨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오빠는 그냥 돌아가서 노을이 옆에 있어 줘. 나는 괜찮아.”
한연서는 한껏 울먹이면서 말했고 목소리는 부서질 듯 흔들렸다. 하지만 비비안 플라워 스튜디오의 한연서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가끔은 매달리는 것보다 물러서는 편이 원하는 걸 더 쉽게 끌어당길 수 있었다.
예상대로 곧 도서찬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정리할게.”
도서찬이 말했다.
“연서야, 넌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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