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화
한편, 도서찬은 점심쯤 되어서야 눈을 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들어 이것저것 확인했지만, 다른 소식들은 다 답장이 오거나 회신이 왔어도 황노을만큼은 여전히 아무 연락이 없었다.
도서찬은 어젯밤 혼자서 마운틴 별장에 묵었다.
혼자 안방의 이 큰 침대에 누워있으니 왜인지 쓸쓸해져 술도 한잔 걸쳤다. 하지만 이상하게 마음 한쪽은 여전히 공허했다. 알 수 없는 텅 기분에 도서찬은 늦은 시간에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집을 들어오지 않는 서방님을 기다리는 각시, 지금 도서찬의 상황이 딱 그런 모습이었다.
도서찬은 비척거리며 서재를 향해 급한 업무를 처리했다. 또한 한연서가 남긴 문자에도 답장했다. 그리고서 시간을 확인해 보니 어느덧 오후가 되어있었다. 여전히 황노을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더는 앉아서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될 것 같았던 도서찬은 황노을을 찾아 나서려고 마음먹었다.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는 황노을은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을지 도서찬은 머리를 굴렸다.
그러자 저번 날 황노을의 곁에 있던 아린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곧 아이들이 유치원 하원 시간이니, 황노을이 어쩌면 아린이의 하원 시간에 맞춰 나타날 것 같았다.
도서찬은 방법을 찾고는 바로 아린의 유치원 위치 파악에 나섰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유치원 주소를 알아낸 도서찬은 바로 아린의 유치원으로 향했다.
도서찬의 원래 계획은 멀리서 황노을이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다.
하지만 황노을 보다 아린이가 먼저 도서찬의 눈에 들어왔다.
아린이는 놀이터의 돌의자에 앉아 조용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도서찬은 잠깐 고민하더니 천천히 아린이의 곁으로 향했다. 그리고 바로 아린이와 인사를 하지 않고 아린이가 그리고 있는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린이는 키 큰 어른과 작은 한 아이가 서로 손을 잡고 서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그림 곁에는 아직은 서투른 한글로 삐뚤삐뚤 ‘엄마’라고 적어넣었다.
도서찬은 그제야 그 ‘키 큰 어른’이 황노을임을 알아챘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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