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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황노을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고 도서찬이 말을 이었다. “아린이 병은 이제부터 내가 책임질 거야. 최고의 의료팀을 붙여서 꼭 나아지게 할 거야.” “아린이는 제 딸이에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드디어 황노을이 입을 열었다. 그녀는 도서찬의 돈을 더 이상 쓰려고 하지 않았고 만약 그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이혼 후 황씨 가문의 모든 것을 되돌려 주어야 마땅했다. 그것은 황노을이 도서찬과 함께 있는 시간 동안 도서찬을 위해 고생한 보상과도 같았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태혁 오빠가 아린이를 꼭 낫게 해줄 거예요.” 황노을의 말에 도서찬은 화가 치밀었다. “아린이는 네 딸이기도 하지만 내 딸이야. 말 좀 가려서 해.” 황노을은 이혼 숙려기간이 앞으로 7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더는 말을 이을 수 없었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7일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분란이 없어야만 아린이의 양육권을 자신에게 넘겨받을 수 있었다. 곁에 서 있던 도서찬이 물었다. “임지은이랑 사이가 좋다는 건 알아. 둘이 절친인 거 내가 뭐라 할 수 없지만 너랑 임태혁은 대체 무슨 사이야?” 황노을은 어이없다는 듯 도서찬을 노려보며 말했다. “왜 저를 모함해요? 저랑 태혁 오빠는 서찬 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 도서찬은 냉랭한 어조로 내뱉었다. “내가 직접 봤어. 병실에서 임태혁이 너를 부추기는 것을.” 황노을은 그날 일이 떠올랐다. “그럼, 그날 병실 문 앞에 있던 사람이 서찬 씨였어요?” 도서찬은 대답하지 않은 채 황노을을 응시했다. ‘인정하는 건가?’ 황노을은 어이없어서 코웃음을 치며 되받았다. “서찬 씨가 지금 무슨 자격으로 저를 말하는 거죠? 한연서 씨와의 일이 이미 온 세상에 다 알려진 마당에 지금 와서 저를 탓하려고요?” 황노을은 임태혁과는 정말 아무 관계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날 이미 그와 선을 분명히 그었고, 임태혁도 이를 승낙했다. 그 후로 어떤 비정상적인 접촉도 없었다. 설령 무언가 있었다고 한들 지금 와서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도서찬은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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