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정해은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사과요?”
유지성은 뻘쭘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사님, 전에 제가 너무 오해했나 봐요... 그런 말씀 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아.”
정해은은 그제야 그때 그 일을 떠올리고 눈을 깜빡이면서 말했다.
“괜찮아요. 애초에 신경 쓰지도 않았거든요. 시간도 늦었는데 일찍 쉬세요.”
정해은은 뒤끝 없는 사람이라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녀는 업무상 의견 차이가 생기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회사가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 모함하고 악의적으로 상대하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이런 일 때문에 유지성과 사이가 나빠지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담담할수록 유지성의 얼굴만 점점 더 붉어졌다.
‘마음도 넓으셔. 실력은 물론 성격까지 이렇게 좋다니.’
라이브 방송 중에 그는 불만이 있어서 몇 마디 퉁명스럽게 말했는데 다른 동료라면 벌써 반박하며 맞섰을 것이다.
하지만 정해은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그 당시 반응도 하지 않았고, 라이브 방송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유지성에게 굴욕 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
“이사님, 앞으로 이사님 말씀을 잘 따를게요.”
유지성은 가슴을 툭툭 두드리며 마치 그녀를 따르겠다고 맹세하는 모습이었다.
‘왜 이러는 거지? 요즘 야근을 너무 많이 해서 정신이 혼미해진 거 아니야?’
그 뒤로 업무는 아주 순조롭게 흘러갔다.
소속 연예인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무명 연예인들도 라이브 방송이 가져온 나비효과 때문에 조금씩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제안받기 시작했다.
정해은이 처음 위키 엔터에 들어와서 만난 무명 연예인들은 머지않아 완전히 이 꼬리표를 떨쳐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양설야가 받은 일이 가장 많았다.
결국 이 세상이 외모지상주의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사님, 저 어느 쪽을 고르는 게 나을까요?”
양설야는 서류 뭉치를 들고 와서 정해은에게 물었다.
정해은이 일감이 끊겼던 연예인들을 데리고 돈을 벌기 시작하자 양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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