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김태진은 자신이 이끌고 온 병력이면 저 행궁 앞을 지키는 우림군쯤은 단번에 기가 죽어 물러설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눈엔 그저 청월루나 기웃거리는 겁쟁이 병졸 무리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우림군이 덕헌국 근위군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까닭은 그 군관 이무령이 북연군주의 신분을 지녔기 때문이라 생각해왔던 것이다.
헌데 예상과 달리 다섯 배나 되는 병력을 마주하고도, 또 바로 눈앞에 활을 겨눈 궁수들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림군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그 가운데서 누군가 크게 고함을 질렀다.
“방패를 들어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로 행궁을 사수하라!”
착착...
백 명의 우림군이 일제히 등 뒤에서 방패를 꺼내 들었는데 채 다섯 걸음도 안 되는 찰나의 움직임 속에서 철저히 훈련된 이들의 기백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그 위세가 김태진이 이끌고 온 오백 병력보다 오히려 더 당차게 느껴졌기에 연제군은 그 순간 철렁 가슴이 내려앉았다.
정예병이라 불리는 자들의 첫째 조건은 바로 두려움 없는 용기였다.
‘덕헌국이 무덕으로 천하를 호령하는 나라라더니, 이래서 근위군의 정예라 불리는 것이구나.’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연제의 궁수들이 슬금슬금 고개를 돌려 김태진을 바라보았다. 처음엔 허세를 부려 겁만 주면 될 줄 알았는데 이래서는 자칫 전면전으로 번져 심각한 피해가 날 수 있겠단 생각이 든 것이다.
‘그깟 행궁 수비권 하나를 두고 이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김태진 역시 난처해졌다. 만약 저 우림군 백 명을 전부 베어버린다면 훗날 덕헌국 대군이 국경을 넘어올 때 자신이 구상철과 연제왕에게 희생양으로 버려지진 않을까 걱정되었다.
“우림군 형제들이여, 그리 죽음이 두렵지 않단 말이오?”
그의 말에 우직히 방패를 든 대오가 양 갈래로 갈라지더니 부도위가 걸어 나와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고 말했다.
“김 장군님,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서 칼을 뽑는다면 덕헌과 연제는 곧 전쟁에 휘말릴 것입니다. 백성들을 생각해서 양측 모두 한 발 물러서는 것이 어떻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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