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화

육진수가 차가운 눈빛으로 여다현을 바라보며 매섭게 쏘아붙였다. “그러면 문은 왜 잠근 거예요?” 말문이 막힌 여다현이 버벅거리기 시작했다. “그... 그런 적 없어요...” 하지만 그 변명은 무력하기만 했다. 육진수는 여다현의 변명을 들어줄 생각이 없었기에 이렇게 경고했다. “무슨 생각하는지 모를 줄 알아요? 내 사람을 건드리고 무사할 것 같아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내 사람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설인아가 미간을 찌푸리고 역겹다는 표정으로 육진수를 바라봤다. ‘이제 와서 이런 말 하는 거 역겹지도 않나? 명성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사람이 누군데. 연애할 때조차 공개하지 않더니 헤어지고 나서 이런다고? 고작 내가 청난이라는 이유로? 허.’ 여다현의 표정이 사색이 되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설인아와 육진수를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두... 두 사람...” 여다현은 육진수가 팬들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제일 싫어하는 설인아와 엮인 것이다. 우태구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설인아와 육진수를 번갈아 봤다. 진작 의심하긴 했지만 그 의심이 사실로 되자 식은땀이 삐질 흘렀다. 설인아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조차 싫어 몰래 설인아를 훔쳐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너무 예뻐서 기회만 있으면...’ 하지만 이내 생각을 접은 우태구가 앞으로 다가가 분위기를 만회해 보려 했다. “오해에요. 오해. 제가 너무 경솔했어요.” 우태구는 언젠가 육진수가 설인아에게 질린다면 꼭 따먹겠다고 다짐하며 이를 꽉 깨물었다. 오늘 받은 수모를 도로 갚지 않으면 숨이 내려가지 않을 것 같았다. 여다현은 우태구가 문제 삼지 않자 말문이 막혔다. ‘그러면 이 빌어먹을 년을 손봐줄 기회가 없는데.’ 자리에서 일어난 설인아가 그들을 쭉 훑어보더니 말했다. “계약을 체결했으니 식사는 생략할게요.” 설인아가 물건을 챙겨 밖으로 나가자 육진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설인아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인아야. 내가 데려다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