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화

전화를 집어 든 설인아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 밤에 웬일이지?’ 회의 도중에 하시훈과 통화하는 바람에 겪었던 난감한 상황이 떠올라 설인아가 코를 어루만지며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시야에 하시훈의 조각 같은 얼굴과 깊은 눈매, 오뚝한 콧날과 얇은 입술이 들어와 설인아가 눈길을 돌리려는데 하시훈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하고 있었어?” 하시훈은 차가운 기운을 벗어던지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설인아를 바라봤다. 청순한 설인아의 이목구비는 산들바람과도 같았다. 정신을 차린 설인아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일 처리했어. 지금 일 마친 거야?” 하시훈이 테이블에 놓인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시자 설인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시간이 늦었는데 커피를 왜 마셔?” 하시훈이 멈칫하더니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웃었다. “아직 봐야 할 계약서가 몇 개 있거든.” 하시훈을 찬찬히 뜯어본 설인아는 그 얼굴에서 피곤함을 읽어내고 핸드폰을 꽉 움켜쥐었다. 조금 전까지 느꼈던 난감함은 사라지고 남은 건 하시훈에 대한 걱정이었다. “밤새우지 마. 몸 상해.” 하시훈의 눈빛이 점점 부드러워지더니 가볍게 대답했다. “그래.” 하시훈이 자기도 모르게 잔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는 걸 보고 설인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이제 통화가 조금 편해진 설인아가 핸드폰을 들고 드레스룸으로 향하더니 드레스룸에 중간에 있는 주얼리 진열장에 핸드폰을 올려놓으며 뭔가 생각났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전에 육진수와 검색어에 오른 건 우연히 마주친 거야.” 설인아는 하시훈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남편인데 다른 사람 때문에 신뢰에 금이 가서는 안 된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는 상황은 바로바로 설명하는 게 상대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했다. 하시훈이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내리치며 가볍게 대답했다. “알아.” 계속 출장 중이긴 하지만 하시훈은 제성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다 알고 있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하시훈은 설인아를 믿었는데 설인아가 먼저 솔직하게 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