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1장 먹잇감

임정우가 김지영을 힐끔 쳐다보자 김지영은 얼른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서아는 해낼 거야.” 임정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 저녁 12시까지 주구장창 서류를 확인하고 나서야 이서아는 골드 그룹의 상황을 대략 알게 되었다. 임정우는 이서아라고 전혀 봐 주지 않고 어려운 과제를 냈다. 골드 그룹의 주요 업무는 수공 가죽 제품이었다. 그중엔 지갑, 가방, 캐리어, 구두 등이 대부분이었고 명품 브랜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회사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까지 오게 되었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로피 그룹이 아직 섭렵하지 못한 업무가 있다면 바로 이 명품 가죽 제품이었다. 골드 그룹을 인수할 수 있다면 골드 그룹을 발판으로 삼아 업계에 발을 들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면 0부터 시작해 브랜드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더 빠르고 편할뿐더러 승산이 높았다. 하지만 골드 그룹은 가족 그룹이라 대대로 경영권을 물려받으며 운영하고 있었다. 이사회부터 각 부서의 임원까지 다 혈연관계를 가진 가족이라 외부인을 극히 싫어했기에 외부 자본이 골드 그룹에 유입되는 건 ‘오점’이라고 생각해 인수를 한사코 거절했다. 비즈니스는 계략과 음모가 난무하는 곳이었다. 로피 그룹도 골드 그룹을 강제적으로 인수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일이 많이 번거로워지게 된다. 로피 그룹이 강압적으로 나간다면 경쟁 상대인 대한 제국의 회사도 강압적으로 나갈 게 뻔했다. 그렇게 경쟁하다 보면 골드 그룹의 인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 정말 인수한다 해도 수지가 맞지 않게 된다. 게다가 강제적으로 인수하면 브랜드에 데미지를 줄 수가 있었다. 그러면 골드 그룹 인수로 오는 매리트가 떨어지게 된다. 로피 그룹이 원하는 건 골드 그룹이 만들어 놓은 브랜드 이미지였다. 브랜드 이미지가 무너지면 소비자들은 돌아서게 된다. 명품 브랜드의 소비 대상은 대부분 고액 자산가였다. 그들에게 이미지는 생명과도 같았기에 격이 떨어지면 절대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