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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장

웃고 있던 진가희의 얼굴은 머지않아 굳어버렸다. 아주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녀를 보곤 다시 물었다. "왜 그러세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진가희가 얼른 대답했다. 진가희는 아침을 먹고 난 뒤, 휴가를 낸 덕분에 할 일이 없어 아주머니를 따라 슈퍼로 갔다. 두 사람이 손에 크고 작은 봉지를 들고 팰리스에 도착했을 때, 아주머니는 봉지 하나가 사라진 걸 발견하고 진가희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자신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 나섰다. 문 앞에 멈춰선 진가희는 아주머니께 찾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 입가까지 온 그 말을 내뱉지 않았다. 그렇게 진가희는 봉지를 들고 팰리스 거실 안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소파 위에는 귀부인 하나가 앉아서 신문을 보고 있었는데 거실 안에는 그녀 외에 아무도 없었다. 팰리스 전체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진가희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 그저 팰리스에 손님이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팰리스에 들어온 뒤로 이곳에 손님이 잘 오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다. "안녕하세요." 진가희가 거실 안으로 들어서며 귀부인을 향해 인사했다. 귀부인은 그 소리를 듣고 진가희를 한참이나 뚫어져라 바라봤다. 진가희는 그녀를 알 수 없었지만 직감적으로 그녀를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마실 것 좀 내올게요." 진가희는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고 주방으로 가 물 한 잔을 따라와 귀부인에게 건넸다. "물 드세요." 귀부인은 그런 진가희를 한참이나 바라봤다, 그녀도 진가희의 신분을 추측하고 있는 듯했다.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이름이 뭐예요." "저는 가희라고 합니다." 진가희는 얌전하게 대답했지만 자신의 본명을 밝히지 않았다. 귀부인은 본명을 말하지 않는 진가희를 보고도 아무 말하지 않았다. "아가씨가 눈치도 빠르네, 도훈이랑 무슨 사이예요?" 진가희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긴장했다. 결국 한참 고민하던 그녀가 한마디 내뱉었다. "그냥 여기에서 잠깐 지내고 있어요." "괜찮아요, 저 그냥 여기 놀러 온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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