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옆에 서서 박시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서예은은 가슴이 콩닥거리며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그녀는 그런 박시우는 처음 봤다. 광폭하면서도 잔인한 모습을 보였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 ‘그래, 이게 바로 안정감이야.’ 박시우가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그의 눈에 서렸던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며 대신 걱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괜찮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거야? 왜 내게 말하지 않았어?” 서예은은 고개를 저었지만 눈가가 뜨거워졌다. “난 괜찮아... 제때 와줘서 고마워.” 서예은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조건우 이 자식은 정말 미친 것 같았다. 박시우가 그녀의 볼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 절대 없을 거야.” 서예은이 고개를 들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갑자기 이 남자가 믿음직스럽게 느껴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조용히 물었다. “그럼 계약에 관해서는...” 박시우가 눈썹을 찌푸렸다. “왜?” 서예은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몇조짜리 프로젝트인데...” 박시우는 코웃음을 쳤다. “겨우 몇조짜리 프로젝트를 가지고 내 아내를 희생하라고? 프로젝트보다 네가 더 중요해.” 서예은은 가슴이 먹먹해지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온몸에 퍼지는 것 같았다. 박시우는 멍해 있는 그녀를 보고 살짝 볼을 꼬집었다. “왜 그래? 멍해진 거야?” 서예은은 정신을 차리자마자 그의 품에 안겨 허리를 꽉 잡았다. “시우 씨, 고마워.” 이 순간만큼은 정말 안전하다고 느꼈다. 박시우는 긴장했던 몸이 서서히 풀리며 가볍게 그녀를 안아주었다. “바보야, 널 지키는 건 내 책임이잖아.” 바로 그때 조 여사가 허둥지둥 달려왔다. 조 여사는 이 상황을 보고 잠시 멈칫했지만, 곧장 다가와 서예은에게 사과했다. “예은 씨, 정말 미안해요. 그놈을 단속하지 못한 제 잘못이에요!” 조 여사는 서둘러 사과했다. 조건우 이 변태가 감히 서예은에게 손을 뻗을 줄이야. 조건우가 끌려 나가는 모습을 본 조 여사는 전에 서예은과 나눈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