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말이 채 끝나기도 전, 박시우는 갑자기 차를 길가에 멈추고 안전벨트를 풀더니 몸을 기울여 그녀를 좌석과 자신 사이에 가두었다. “그래? 한번 말해봐.” 그의 깊은 눈동자가 바로 눈앞에 다가왔고, 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볼을 스쳤다. 서예은은 심장이 콩닥거리며 얼굴이 달아올랐다. “나... 그냥 장난이었어...” 박시우는 가볍게 웃으며 그녀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여보, 잘 기억해...” 그는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제부터 당신의 마음에는 나만 있어야 해.” 서예은은 얼굴을 붉히며 그를 밀어냈다. “어서 운전이나 해.” ‘남자는 유치한 어린애 같다더니...’ ... 동창회 시간이 다가왔다. 대학교 때 반장이었던 마기훈이 5성급 호텔에서 식사를 준비했다. 같은 반 동기들은 모두 훌륭했고 지금도 많은 이들이 성공했기 때문에 이번 모임은 5성급 호텔에서 열리게 되었다. 서예은이 장은주와 함께 도착했을 때야 비로소 이곳이 은하 그룹 산하 호텔이라는 것을 알았다. 서예은은 이전에도 이 호텔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마침 박시우도 오늘 저녁 여기에서 회식이 있다고 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박시우가 말했었지만 서예은은 그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장은주는 서예은의 차림을 보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늘 밤 모두의 시선을 받을 만큼 예뻤다. 서예은은 그날 산 단순하지만 우아한 베이지색 드레스를 입고, 정교한 실버 목걸이를 했는데 백옥처럼 맑은 피부와 우아한 분위기가 돋보였다. 살짝 웨이브를 한 긴 머리는 자연스럽게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는데 그녀의 부드럽고 당당한 이미지가 도드라졌다. 장은주는 그녀의 팔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예은아, 너무 예뻐. 분명 모두를 놀라게 할 거야.” 서예은의 분위기는 뛰어났다. 결혼한 후 박시우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더욱 매혹적으로 변했다. 서예은은 장은주를 보며 투덜거렸다. “넌 나만 놀리지?” 두 사람은 웃으며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직원이 다가와 공손히 물었다. “어느 룸이세요?” 서예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V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