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안에서 서지안은 손에 쥔 임신 테스트기를 바라보며 숨을 삼켰다.
선명하게 드러난 두 줄이 그녀의 눈에 또렷하게 박혔다.
‘됐다. 드디어 성공이야.’
그동안 수많은 수를 쓰고 애써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이제야 꿈이 현실이 된 것이다.
처음엔 이 소식을 곧바로 주현진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주현진이 자신의 임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확신할 수 없었던 서지안은 곧 마음을 가라앉혔다.
요즘 주현진은 그녀에게 종종 차갑게 대하고는 했다.
물론 서지안이 쓴 몇 가지 작은 계략 덕분에 최근엔 비교적 다정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완전히 장담할 수는 없었다.
서지안은 빈틈없는 판을 짜고 싶었다.
곧 그녀의 머릿속에 송미진이 떠올랐다.
송미진은 전부터 손주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 기뻐할 게 틀림없었다.
하여 서지안은 송미진이 우연히 자신의 임신을 알게 되도록 상황을 만들기로 했다.
시계를 보니 출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서지안은 서둘러 회사로 향했다.
서지안은 예전 공모전 일로 전면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지금은 신제품 개발이 한창이라 총괄처럼 모든 디자이너의 시안을 보고 조언을 건네고 있었다.
지금 회사에서 서지안은 이미 대표 부인 취급을 받고 있었다.
서예은이 사직한 이후 회사는 사실상 서지안의 세상이었다.
직원들 모두 서지안에게 공손했다.
주현진이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기에 그저 서지안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뒤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F&W가 조만간 망할 거라는 말이 알음알음 돌고 있었다.
주현진은 디자인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고 서지안 역시 어설픈 실력이었다.
하지만 허세 부리기 좋아하는 서지안은 매번 잘 모르면서 아는 척을 했고 독단적인 면까지 있어서 모두가 폭탄 터지는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주현진이 최근 서지안에게 경영을 거의 맡기면서 직원들은 뒤에서 수군거리기만 할 뿐 대놓고 불만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화려하게 치장한 서지안이 당당하게 사무실로 들어섰다.
이제 뱃속에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