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화

아까 송희정이 문자를 보내 물었었지만 박영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박유라도 방법이 없었다. 박유라가 먼저 뭐라고 하려고 할 때, 서혜지가 박유라를 막았다. 박유라는 알 수 없다는 듯 서혜지를 쳐다보다가 하려던 말을 꾹 참았다. 서혜지는 그저 박유라를 향해 고개를 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유라는 성격이 급한 편이었지만 서혜지의 말은 잘 듣는 편이었다. 박영호가 입을 열었다. “시간이 늦었으니 다들 쉬러 들어가.” 그러더니 박영호가 말을 이었다. “동국이네는 나 따라 서재로 와.” “네.” 서예은은 긴장해서 저도 모르게 박시우의 손을 잡았다. 박시우는 서예은의 손을 꽉 잡아주었다. 그 덕분에 서예은은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박유라는 흥분한 눈으로 그들을 지켜보았다. 서예은의 뒤를 밟을 때, 서혜지가 갑자기 박유라를 끌어당겼다. 박영호가 그들한테 돌아가라고 한 것은 서재에서의 대화 내용을 듣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았다. 만약 박유라가 멍청하게 서재까지 따라간다면 박영호가 화를 낼지도 모른다. 서혜지도 마음이 좋지는 않았지만 박영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서재의 문이 닫혔다. 이때 박정진네가 서재 쪽으로 향했다. 박유라는 이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얼른 다가갔다. 서혜지는 이미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혜지도 같이 귀를 대고 들어보고 싶었으니까 말이다. 다만 박영호의 서재는 방음이 아주 좋아서 밖에서 아무 말도 들을 수가 없었다. 문을 닫은 후, 서예은은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을 느꼈다. 저도 모르게 손에 땀이 나서 손바닥이 끈적해졌다. 박영호가 서예은에게 핸드폰을 건네면서 얘기했다.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네가 잘 해명해야겠어.” 서예은은 사진을 보고 약간 멍해졌다. 서예은이 언제 차진호와 포옹한 것인지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서예은은 곧 그 상황을 떠올렸다. 쓰레기통을 피하려다가 이렇게 된 것이니까 말이다. 서예은이 피하려고 했지만 차진호가 서예은을 갑자기 끌어안는 바람에 이렇게 된 것이다. 서예은은 간단히 해명한 후 박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