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7장

강다인은 트로피를 안은 채 나타나 재밌는 장면이라도 보는 듯한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깨고소하다는 듯 말했다. “별이 오빠. 오빠가 잘못했네. 동준 오빠 말이 맞잖아.” 강별은 놀라운 듯 강다인을 바라봤다. “다인아, 네 손에도 영상 증거가 있잖아. 넌 내가 아니라는 거 알잖아.” “그런데 김지우가 분명 오빠도 같이 꾸민 짓이라고 했어. 안 그래 김지우? 네가 이렇게 말했잖아.” 강다인은 구석에 숨어 있는 김지우를 빤히 바라봤다. 이 상황에서 김지우가 쏙 빠져나가는 건 불가능했다. 김지우는 결국 뻔뻔하게 대답했다. “난,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그런 말 한 적 없다면 이 일은 너 혼자 했다는 뜻이야? 그럼 너 혼자만 기소해도 되지?” “그런 뜻 아니야!” 김지우는 일순 언성을 높였다. 그녀는 죽어도 감옥만은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일로 강별과 갈등을 빚어 미움 받고 싶지는 않았다. 강다인은 쯧쯧, 혀를 찼다. “네가 감옥 가기 싫다면 그럼 강별 오빠를 보내란 뜻이네.” “강다인, 꼭 그렇게까지 사람을 몰아붙여야 해?” 김지우는 당장이라도 울 것처럼 말했다. 강다인의 수법은 이번에 제대로 먹혀들었다. 강다인은 싱긋 웃었다. “김지우, 무서워할 거 없어. 네 아버지가 강씨 가문 은인이잖아. 동준 오빠는 어릴 때부터 우리더러 너한테 잘하라고 은혜에 보답하라고 했는데 내가 설마 널 감옥에 보내겠어?” 김지우는 살짝 벙쪘다. 강씨 가문 형제들이 그런 말을 여러번 했던 건 맞다. 하지만 그건 모두 강다인을 억압하기 위해 했던 말이었다. 강다인은 강별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내 말 맞지? 별이 오빠.” 강별 역시 그 말을 했었다. 저도 똑같은 말을 했다는 걸 인식한 순간 강별의 표정은 눈에 띄게 변했다. 다만 그때 그는 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게 부메랑처럼 돌아와 저한테 꽂히니 너무 괴로웠다. 강동준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강다인, 너도 아네. 그걸 알면 소송 취하해. 지우 아버지는 너한테 은혜를 베풀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