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고준석은 진민기의 비서에게 감시당하고 있었다.
진수혁으로 저장된 연락처가 화면에 떠오르자 두 명의 경호원이 그의 행동을 막아섰다.
신주원은 프로페셔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희 대표님의 지시가 없으면 휴대폰을 만질 수 없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군지 몰라? 너희들 둘째 도련님이잖아. "
고준석은 친절하게 상기시켰다.
그러나 신주원은 단정한 수트 차림으로 당당하게 답했다.
"알고 있습니다."
“수혁의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후폭풍이 닥칠지 너희도 잘 알 텐데?"
"이건 대표님의 명령입니다. 우리도 지시에 따를 뿐이에요."
신주원은 진민기 곁에서 일하는 사람답게 이에 굴하지 않았다.
"그럼 계속 명령대로 해."
고준석은 더 이상 휴대폰을 가지려고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
"마음대로 해. 어차피 진짜 화를 내면 아무도 막을 수 없잖아."
신주원은 그가 사실을 말한 게 사실임을 알고 있다.
"각자 한 걸음씩 양보할까? 휴대폰은 건드리지 않을 테니까 대신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을게. 어때? "
신주원이 반응을 보이자 고준석은 이때다 싶어 다시 입을 열었다.
"이건 진민기 대표의 명령에 어긋나는 행위가 아니잖아. "
신주원은 잠시 고민한 뒤 전화를 받았다.
휴대폰 너머로 즉시 진수혁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금 어디야?"
"2층 접대실."
고준석은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지수 씨의 상황은 잘 모르겠어. 아래층으로 내려오자마자 비서랑 경호원에게 끌려서 여기로 왔거든. 휴대폰도 압수당했어. 지금 스피커폰으로 얘기하는 중이야."
진수혁의 눈빛은 더욱 어두워졌다.
‘고준석까지 통제해?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나도 곧 도착할 것 같아. 빠져나올 수 있겠어?"
진수혁은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고 고준석은 그의 뜻을 알아챘다.
"조건이 된다면 문제없을 것 같아."
"도련님."
이때 신주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바이크를 몰고 있었던 진수혁은 그의 부름에 답하지 않았다.
"여긴 이미 대표님께서 전부 통제하셨습니다. 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