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0화

그와 소유리 사이에서 벌어진 모든 일이 그녀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너도 알잖아. 난 너랑 이혼할 생각 없어.” 진수혁이 조용히 말을 꺼냈다. 가라앉은 눈빛은 그녀에게서 단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네가 원한 대로 맞춰줬을 뿐이야.” “지금은 농담 들을 기분 아니야.” 서지수는 단호하게 말했다. 진수혁은 되물었다. “내가 농담하는 걸로 보여?” 그 말에 서지수의 머릿속이 순식간에 복잡해졌다. 만약 진수혁이 정말로 이혼을 거부한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소송? 확실한 증거도 없으니 그건 애초에 불가능했다. 그 외의 방법으로는 그를 이길 수 없었다. “나를 여기까지 불렀다는 건 아직 대화할 여지가 있다는 거잖아.” 그녀는 희망을 걸었다. “조건 말해. 어떻게 해야 이혼해 줄 거야?” “그럴 생각 없어.” 진수혁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서지수는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너무 뻔뻔한 거 아니야?” 그는 여전히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알아. 너 같은 사람, 다시는 못 만난다는 거. 그리고 네가 떠나면 다시는 안 돌아올 거라는 것도.” “그래서?” 서지수는 냉소적으로 웃었다. “소유리랑 별장에서 밤새 보낼 땐? 자산 빼돌릴 땐? 날 무시하고 짓밟을 땐 그 생각 안 했어? 내가 너 평생 미워하게 될 수도 있다는 거 몰랐냐고?” “다 설명할 수 있어.” 진수혁은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네가 원한다면.” 서지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됐어.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의미 없어.” 진수혁은 그녀의 분노와 좌절을 보며 깨달았다. 이혼을 거부하면 그녀는 분명 예상을 뛰어넘는 행동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혼은 절대 불가능했다. “다음 주 금요일, 오후 3시.” 진수혁이 갑자기 말했다. 서지수는 얼떨떨한 얼굴로 물었다. “뭐라고?” “이혼하러 가자.” 서지수는 그를 멍하니 바라봤다. ‘말도 안 돼.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단호했는데 이게 무슨 소리지?’ “대신 조건이 하나 있어.” 진수혁은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