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8화

윤소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최세리를 탓하지 않았다. 최세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아니면 그냥 무시하는 게 어때?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윤소율이 말했다. “소용없을 거야. 무시하면 아마 임채은은 기뻐서 난리도 아닐 거야.” “왜?” “우리가 무시하면 임채은은 계속 여론을 이용해서 나를 압박할 수 있어. 시청자와 팬들은 내연녀, 구미호를 극도로 혐오하거든. 내가 여론을 무시하면 내연녀, 구미호라는 걸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꼴이 돼. 그러면 제작진은 아마 그걸 이유로 나를 제명할 수도 있어. 그 외에도 내 업무, 광고 계약 등에도 다 영향이 있을 거야.” 잠시 멈췄다가 윤소율은 계속 말했다. “소동이 가라앉을 때쯤, 내 상업적 가치는 이미 바닥을 칠 거야. 그때를 기다려 임채은이 한소이를 대중 앞에 내세우고 당시 사건의 중심인물이 한소이라고 밝히면, 한소이는 다시 한번 내 이름을 빌려 홍보할 수 있어. 그때가 되면, 나는 연예계에서 버려진 헌 신짝에 불과하고, 오로지 악명만 남을 뿐 더 이상의 상업적 가치가 없어지겠지.” 최세리는 들으면 들을수록 숨이 턱턱 막혔다. 임채은은 안 할 때는 말 그대로 아예 손도 안 대지만, 한번 손을 쓴다 하면 무조건 한 방에 급소를 찌르는 스타일이었다. 최세리는 화덕 위의 개미처럼 안절부절못하며 빙빙 돌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윤소율이 말했다. “일단 좀 진정하고 홍보팀에 연락해서 무슨 대책이나 방침이 있는지 알아봐.” “그래.” 최세리는 서둘러 홍보팀에 연락하러 갔다. 윤소율은 무심코 휴대전화를 들고 한번 보았다. 인스타는 이미 마비 상태였다. 누군가가 여론의 방향을 암암리에 조작하고 있었다. [폭로: 서현우와 영화의 여왕 윤소율의 비밀 연애 발각, 두 사람은 4시간 동안 단둘이 데이트하며 극진한 애정 표현!] [[화국] 촬영 시작하자마자, 서현우와 윤소율의 불륜 현장 목격. 호텔에서 밤새도록 즐거운 4시간!] [재벌가 며느리 되는 길: 가식적인 영화 퀸의 성공사!] 댓글란에는 온갖 욕설이 쏟아졌고 ‘